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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월 자동차 관세 예고에… 1만여 부품사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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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업계는 이미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타격이 있는 데다 중소 협력사 비중이 높아 피해가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주요 무역 상대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자동차, 반도체 등 품목별 추가 관세도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매기지 않지만, 이번 조치에서도 면제 대상이 될지는 불확실하다.

지난 12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차량이 주차돼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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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는 상호관세, 수입차 관세에 있어 한국이 예외가 아니라는 의견을 밝혀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 시각) 관세 부과 이후 국가별 양자 협상을 통해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겠다는 계획을 언급했는데 이미 발효된 FTA 재개정, 기존 FTA를 대체할 새 협정 체결 가능성이 점쳐진다.

자동차는 우리나라 대미(對美) 주력 수출품으로, 지난해 전체 대미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7%(1위)에 달한다. 작년에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 413만대 가운데 278만대가 수출됐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인 143만대가 미국으로 향했다. 대미 수출이 국내 자동차 생산의 34.7%, 수출의 51.5%를 차지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액은 2021년 69억1200만달러, 2022년 80억3000만달러, 2023년 80억8700만달러에 이어 지난해 82억2200만달러(약 12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별로 봐도 미국 수출 비중이 약 36.5%로 유럽연합(EU), 멕시코 등을 한참 웃돈다.

이미 자동차 부품 업계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가격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12일(현지 시각)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범퍼, 차체 등 자동차 부품 87개를 포함한 파생 상품 253개에 대해서도 관세를 매겼다. 각 부품에 포함된 철강·알루미늄 함량에 따라 관세율이 정해지는 식이다.

자동차 부품의 경우 중소 협력사가 대부분이라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대기업이나 중견 1차 협력사는 현지 설비 투자에 나설 수 있지만, 중소 부품사는 투자 여력이 제한적이라 국내 생산 비중이 높다.

지난해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자동차 부품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부품사는 총 1만5239개로 1차 협력사(952개사), 2차 협력사(2577개사), 3차 협력사(9536개사)로 나뉜다. 이 가운데 4인 미만 사업체가 50.3%로 절반 이상이고, 매출액 5억원 미만인 곳은 27.6%였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25%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 및 수출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 대미 수출은 총 20.5% 감소하고, 자동차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이 늘면서 국내 생산은 70만~90만대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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