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 속 체질 개선 고육지책…성과 연동 근속연수 짧아져
희망퇴직에 직원 수도 줄고 연봉 축소…비용 절감 노력
쿠팡은 직고용 8만명으로 1만명 늘려…내년까지 1만명 더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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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극심한 내수 부진의 여파로 유통 대기업 임원들이 대거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도 수천명이 떠났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포석이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방증하는 모습이다.
23일 주요 유통사 사업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포함)는 지난해 말 기준 미등기 임원 수가 32명으로 전년(42명)에 비해 10명(23.8%) 줄었다.
이에 따라 이마트의 미등기임원 연간 급여총액도 283억3900만원에서 220억300만원으로 22.4% 감소했다.
신세계 미등기임원도 43명에서 38명으로 5명(11.6%) 줄었고 미등기임원 연간 급여총액도 297억2000만원에서 253억3900만원으로 14.7% 감소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미등기임원 수는 37명으로 같았지만, 연간 급여총액은 169억2000만원에서 145억4800만원으로 14.0% 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사업 비중이 큰 주요 유통 대기업들이 미등기임원 수를 줄이거나 급여를 삭감한 것은 업황 부진과 관계가 깊다.
내수 침체 장기화, 온라인 유통시장의 급성장 등으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인건비를 축소하거나 성과가 부진한 임원들이 대거 짐을 싼 탓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당장 수익 개선이 절실한 기업들이 성과에 민감해지면서 임원들의 근속연수도 짧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통 대기업의 전체 직원 수도 대체로 감소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정년퇴직 등에 따른 자연 감소분에 더해 인력 효율화를 위한 희망퇴직 프로그램과 같은 체질 개선 노력이 병행됐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전사적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슈퍼마켓 체인인 이마트에브리데이와 G마켓(지마켓), SSG닷컴(쓱닷컴) 등도 동시다발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롯데쇼핑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도 두차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오프라인 유통업 중에서 비교적 사정이 좋다는 편의점도 예외가 아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직원 수는 정규직 기준으로 2023년 6342명에서 지난해 6061명으로 4.4% 줄었다.
쿠팡의 직고용 인원은 지난해 기준 8만89명으로 전년(6만9057명)보다 16.0% 늘었다.
쿠팡의 직고용 규모는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12만559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내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9개 지역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인 만큼 약 1만명이 추가 고용될 것으로 쿠팡은 전망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의 경우 다양한 업무가 인공지능(AI) 또는 자동화로 전환돼 앞으로도 직원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겠으나 쿠팡과 같이 성장하는 이커머스 업체는 물류 영역을 중심으로 관련 인력이 계속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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