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7 (목)

마이너스 금리 해제 1년…G7 중 가장 높은 日 인플레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본 2월 CPI 전년 대비 3.7% 상승

"일시적 아니다"…지속되는 물가 상승

G7 수준으로 올라선 일본의 임금

경제 정상화 단계 속 서민 경제 부담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물가 상황이라고 2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분석했다.

일본 도쿄의 시오도메 비즈니스 지구에서 한 남성이 인도교 위를 걷고 있습니다. (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총무성이 지난 21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미국(2.8%), 독일(2.3%), 프랑스(0.8%)보다 높은 수치다.

올해 1월까지 데이터를 보면 일본은 주요 7개국(G7) 중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만약 2월에도 영국 등 나머지 국가들의 상승률을 넘어서면 4개월 연속 G7 최고 인플레이션 국가가 된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미국에 파견돼 근무 중인 50대 직장인은 닛케이에 최근 일본에 귀국해 편의점에서 간단한 물건을 샀는데 총액이 2000엔 가까이 나왔다며, 물가 상승에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엔저로 인해 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일본의 생활비가 저렴하지만, 몇 년 전보다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을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2000년을 기준(100)으로 한 물가지수를 보면 일본은 지난 2월 기준 110.8인 반면 미국은 약 18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2000년 이후 일본의 물가는 10.8% 상승에 그친 반면 미국은 85% 상승했다는 얘기다. 이는 일본이 오랫동안 디플레이션을 겪으며 물가 상승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흐름은 일시적이라거나 순간적인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이토 타로 니세이기초연구소 경제조사부장은 “전기와 가스 요금 지원이 종료되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올해 하반기까지 3%대 물가 상승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17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일본의 인플레이션율이 3.2%로 G7 국가 중 가장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엔 2.1%로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G7 평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은행은 물가 상승률을 연간 2%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이를 넘어선 상태인데 앞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나 일본 내 쌀 가격 등 변수 속에서 2% 수준으로 연착륙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현재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이 아닌 인플레이션 상태에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 상승과 함께 임금도 중요한 지표다. 각국 통계 기준이 다르기에 1인당 명목 고용자 보수를 기준으로 보면 일본은 작년 10~12월 기준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이는 영국(5.5%), 미국(5.1%)에 이어 G7 중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그간 일본은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G7보다 임금 상승이 더뎠는데 작년 임금 인상을 계기로 G7 평균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일본에선 올해도 작년과 유사하게 임금 상승이 예상된다.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가 지난 21일 발표한 2025년 춘계 노사협상 결과에 따르면 기본급 인상과 정기 승급을 포함한 평균 임금 인상률은 5.4%로 전년 대비 0.15%포인트 증가했다. 마키노 준이치 SMBC닛코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고, 수입 물가도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임금 인상을 위한 여력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일본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경제 정상화 신호이지만, 서민 경제엔 부담이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여전히 감소 추세라 임금 상승효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내 쌀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고, 실질 임금이 여전히 감소하는 등 소비자 입장에선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이다. 닛케이는 “일본 경제는 이제 미국과 유럽처럼 일상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경험하는 ‘보통의 나라’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