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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토)

튀르키예 야권 후보 이스탄불 시장 구금 연장…정치적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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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절차 아닌 즉결처분” 반발

“대선후보 경선 참여해달라” 호소

법무장관 “정치논리 법집행 아니다”

주요 도시 반정부시위 격화 전망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의 구금에 반대하면서 그의 사진을 담은 인쇄물을 들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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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튀르키예 법원이 23일(현지시간)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54) 이스탄불 시장의 구금을 연장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튀르키예 내 정치적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스탄불법원은 지난 19일 부패·테러 연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이마모을루 시장을 향후 형사재판 과정에서 계속 구금한다고 이날 결정했다.

또 튀르키예 내무부는 이에 근거해 이마모을루 시장의 직무를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엑스(옛 트위터)에 성명을 올려 “지금은 사법절차가 아니라 즉결처분”이라며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소속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이 이날 예정대로 대선후보 내부 경선을 치르는 것에 대해 “오늘 꼭 투표해 튀르키예의 미래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또 이스탄불시청 앞 사라차네 광장에서 열리는 집회·시위 참여도 촉구했다.

일마즈 툰츠 튀르키예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권 라이벌을 겨냥한 ‘기획수사’로 규정한 야권을 향해 “형사사건 수사를 ‘정치적 조사’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툰츠 장관은 “정치적 논리로 법률적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국민 여론에 잘못된 인식을 조성할 수 있는 데다 법치주의 원칙에도 위배된다”며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발언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튀르키예 검찰에 따르면 이마모을루 시장은 테러조직으로 지정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PKK의 정치조직 쿠르드사회연맹(KCK)을 지원하고 협력한 혐의, 지난해 3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여러 사법리스크에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스탄불 시장 재선에 성공하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71)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맞설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했다.

그는 이날 CHP 경선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될 것이 유력했다.

그러나 법원 결정으로 후보 지명과 시장직 유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CHP의 또 다른 대권주자 만수르 야바쉬 앙카라 시장은 성명에서 “우리의 법체계가 부끄럽다”며 “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며 법원 결정을 비난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이 직무정지됨에 따라 이스탄불 시의회는 며칠 내로 시장 대행자를 선출해야 한다.

테러 등 중대범죄로 공석이 된 시장직은 튀르키예 중앙정부가 권한대행을 임명하지만, 이날 법원이 이마모을루 시장과 관련한 여러 수사 중 테러 사건이 아닌 부패 사건에 대해서만 구금을 연장하면서 CHP가 다수 의석을 장악한 시의회가 자체로 대행을 선출할 수 있게 됐다.

이마모을루 시장의 구금이 연장되면서 지난 수일간 이스탄불, 앙카라 등에서 계속된 항의 시위가 더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무부는 전날 하루 동안 이스탄불에서만 시위와 관련해 323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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