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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더딘 소비심리, 3월 다시 꺾였다… "내수·수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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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5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 93.4…전월대비 1.8P↓

4월 정치 향방·슈퍼관세데이 등 지켜봐야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3월 들어 재차 꺾였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며 급락했던 소비심리는 올해 들어 두 달간 회복세를 이어갔으나 좀처럼 기준값을 웃돌지 못하다가 이달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세 둔화에 따른 성장 약화 우려가 소비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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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CCSI 93.4, 1.8P↓…"1분기, 회복은 아직"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월 대비 1.8포인트 내렸다. 석 달 만의 하락 전환이다. 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세 둔화, 이에 따른 성장세 약화 우려 등이 작용했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정책 '밀고 당기기' 역시 여전한 상황이란 점도 소비심리 악화에 힘을 실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두고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지난해 11월까지 지속해서 100을 웃돌며 낙관세를 유지하던 CCSI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소비심리가 냉각되며 88.2까지 급락했다. 이후 올해 1월과 2월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전월 대비 각각 3포인트, 4포인트 회복에 그치면서 기준값을 밑돌았다. 이혜영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지난해 12월 급락 이후 올해 1, 2월 회복세를 보이다가 3월 다시 떨어지는 모습"이라며 "계엄 이후 지속해서 장기평균 아래에 머물고 있어 올해 1분기 전반적으로 아직은 (소비심리가) 안 좋은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 달 대내외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다 해도 그 방향과 강도에 따라 소비심리 회복 정도가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 팀장은 "국내 정치 상황뿐 아니라 트럼프 신정부 관세 정책 역시 불확실성 해소의 방향과 강도가 함께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관세의 경우 슈퍼 관세 데이로 불리는 4월2일 상호관세 부과 여부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CCSI 회복 여부도 달라질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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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수준전망 7P↓…기준금리 인하, 시중은행 금리 하락 영향
부문별로 살펴보면 금리수준전망CSI(92)가 7포인트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내렸다. 지난해 1월(8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이 팀장은 "기준금리가 인하하면서 이 영향이 2월 말~3월 초 시중은행 가산금리에도 반영, 관련한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취업기회전망CSI(72) 역시 전월 대비 2포인트 내렸다.

주택가격전망CSI(105)는 전월 대비 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서울지역 가격 상승 폭 확대 영향이다. 이 팀장은 "이후 이달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이 이뤄졌는데, 정도는 두고 봐야겠지만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도 같이 나왔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영향이 있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임금수준전망CSI(117)는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에선 향후경기전망CSI(70)는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수출 증가세 둔화,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등이 작용한 결과다. 현재경기판단CSI(55)는 전월과 같았다. 지난해 초 69에서 출발해 70선 초반을 이어오던 현재경기판단CSI는 지난해 12월 52로 급락한 후 여전히 50선에 머물고 있다.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에선 현재생활형편CSI(87)가 4개월째 동일했고, 생활형편전망CSI(92)는 전월 대비 1포인트 내렸다. 가계수입전망CSI(96)와 소비지출전망CSI(104)는 전월 대비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CSI(104) 역시 2포인트 내렸다.

가계 저축 심리는 악화했으나 부채 상황에 대한 심리는 소폭 개선됐다. 현재가계저축CSI(93)는 전월과 같았으나 가계저축전망CSI(96)는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현재가계부채CSI(100) 및 가계부채전망CSI(99)는 전월 대비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2.7%)은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했으나 생활물가 상승 폭이 확대되며 전월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3년 후 및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각각 2.6%로 전월과 동일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농축수산물(50.5%), 공공요금(48.8%), 공업제품(31.2%)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공업제품(7.3%포인트), 농축수산물(3.8%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석유류 제품(-17.1%포인트) 비중은 줄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도시 2500가구(응답 2313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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