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서 피해자보다 앞자리 앉아라' 등 실효성 없는 분리 조치
교내 강제추행 |
(익산=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전북 익산의 한 대학교에서 남학생이 동기 여학생을 추행했는데도 학내에서 분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알게 된 담당 교수는 피해 학생과 상담 과정에서 '남성들은 다 그러니 여성들이 이해해야 한다'며 2차 가해를 하기도 했다.
2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익산의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A(20대)씨는 같은 과 동기인 B씨와 지난해 5월 교제를 시작했으나, 그의 성적인 집착 때문에 한 달 뒤 헤어졌다.
B씨의 이러한 행위로 스트레스 장애와 기분 장애를 겪던 A씨는 지난해 12월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후 A씨는 대학 내 인권센터에도 B씨를 신고했다.
의견서를 받은 인권센터는 B씨에게 '강의 시간에 A씨보다 앞자리에 앉을 것, A씨가 이용하는 복도 등을 이용하지 말 것' 등의 조처를 내렸지만 자주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이 과정에서 C교수와 대화하다가 2차 가해를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초여름 이 일이 발생한 뒤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가해자가 반성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오랜 고민을 하다가 신고하게 된 것"이라며 "그런데 교수님의 발언이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인권센터 권고를 어기고 뒷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었을 때, 수업에 집중하려 해도 가해자가 근처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하고 신경 쓰여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가해자와 분명하게 분리하는 등 인권센터가 실효성 있는 조처를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은 해당 사안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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