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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문자 실수"...기자에게 보내진 '예멘 전쟁 계획'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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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포함 안보 고위인사들, 메시지앱 시그널로 군사작전 논의

(워싱턴 AFP=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미국 공군의 차세대 최첨단 전투기 'F-47' 사업자로 보잉을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5.03,22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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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장관이 예멘 후티반군 공격 계획을 기자에게 유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방부와 백악관의 주요 관계자들이 있는 채팅방에 실수로 기자를 초청하면서 전쟁 기밀이 유출됐는데, 휴대폰 메신저로 기밀 작전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비난이 더 확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및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언론사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든버그 편집장은 "지난 13일 메시지앱 시그널의 한 단체 채팅방에 초대됐는데, 그 방에서 예멘 후티 반군 공습 계획이 공유되는 걸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 채팅방에는 J D 밴스 부통령,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등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 고위인사 다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버그는 "15일 오전 11시45분쯤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전쟁 계획이 공유됐다"며 "여기에는 무기 패키지, 목표, 시기 등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그 채팅방 덕분에 폭탄이 터지기 2시간 그 사실을 먼저 알 수 있었다"고도 말했다. 그 채팅방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예멘에서 첫 폭발이 두 시간 뒤인 (15일) 오후 1시 45분에 감지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는데, 실제 그 시각 예멘에서 미군의 공습이 이루어진 것. 골드버그는 그제야 그 채팅방 메시지가 진짜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골드버그는 또 밴스 부통령이 "나는 우리가 실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헤그세스 장관에게 "우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가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엔 진짜라고 믿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안보 수뇌부가 전쟁 직전 계획을 시그널앱으로 논의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국가안보 보좌관이 이렇게 무모하게 나를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의 논의에 포함시킬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이날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브라이언 휴즈 대변인은 "현재 보도된 메시지는 진짜로 보이며, 경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채팅방은 고위인사들 간 깊이 있고 신중한 정책 조율을 보여준다"며 "후티 작전의 지속적인 성공은 병력 혹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없었음을 증명한다"고 했다.

한편 골드버그를 채팅방에 초대하는 실수를 저지른 왈츠 보좌관은 퇴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일에 관련한 언론보도를 지켜보면서 하루나 이틀 안에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야당 의원들은 안보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와 관련 "아마추어들의 시간"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최고 기밀정보를 파티 초대장 보내듯 문자로 갖고 놀았다", "군 기밀정보는 보안이 되지 않는 상업용 채널로 전송돼선 안 된다.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소속으로 상원의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 의원도 "우려되는 일이다. 확실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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