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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이슈 공매도 전면 금지

    [공매도 재개…증시에 봄바람 불까]역대 공매도 금지 사례 보니 변동성 불가피…기업 기초체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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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비즈

    이달 31일 역대 최장 기간 이뤄졌던 공매도 금지가 재개를 앞두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공매도 재개 후 3개월 이후 증시는 안정화를 찾으며 반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출처 KB증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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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31일 역대 최장 기간 이뤄졌던 공매도 금지가 재개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네 차례 이뤄졌던 공매도 금지는 재개 이후 증시 흐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과거 사례를 통해 이번 재개가 국내 증시에 훈풍을 불어줄지, 하락 압력을 키울지 짚어봤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매도가 재개됐을 때 사례를 공통적으로 보면 1개월 내에는 수익률에 하방 요인이 컸으나, 3개월 이후에는 안정화를 찾으며 반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매도 재개가 증시 전체 흐름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업종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동안 일부 기관투자자들의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왔고, 금융당국은 불법 무차입 공매도 등 시장의 공정성 문제로 공매도를 금지했다.

    공매도를 금지한 시기는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 1일~2009년 5월 31일) ▲2011년 유럽 재정위기(2011년 8월 10일~당해 11월 9일)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3월 16일~2021년 5월 2일, 코스피200·코스닥150 부분 재개) ▲2023년 윤석열 정부의 금융시장 불안 사태 때(2023년 11월 5일~2025년 3월 30일)다.

    2023년 11월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이후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은 약 1년 5개월 만이며,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는 2020년 3월 이후 5년 만이다.

    과거 공매도 재개 당시 증시 흐름을 종합적으로 보면 3개월간의 코스피 수익률은 플러스로 양호했다. 2009년 6월 1일, 2011년 11월 10일, 2021년 5월 3일 공매도 재개 이후 각각 14.0%, 5.6%, 1.7% 상승했다.

    2009년 6월 공매도 재개 때는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가 상당 기간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돼 재개 당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4% 상승, 이후 3개월간 코스피 지수는 약 14.7% 상승했다.

    2011년 11월 역시 외국인의 매수세가 영향을 미쳤는데, 재개 이후 3개월간 코스피 지수는 5.6% 상승했다.

    2021년 5월에는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상 가능성 제기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런 과거 사례를 보면 단순히 공매도 재개가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과 투자 심리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결국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유동성 환경, 기업의 이익 등이 증시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내외 거시경제 환경과 밸류에이션 수준,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등 다양한 변수도 작용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예고된 공매도 재개 상황에서는 개별 종목으로는 단기적 수급 쇼크 가능성이 있어 변동성 관리는 불가피하다”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이나 단기 이슈로 상승했던 종목은 공매도 표적이 되기 쉽고 하락 폭도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어 투자 시 유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이에 밸류에이션이 견조한 업종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공매도 재개 전후로 기계, 조선, IT가전, 소프트웨어, 미디어·교육, IT하드웨어 업종의 비중을 줄이고, 반도체, 자동차, 철강 업종 비중은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공매도 재개를 앞둔 상황에서 대차잔고가 늘어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온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인 대차잔고가 증가하면 공매도 타깃이 될 수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선 공매도 재개를 준비하기 위해 대차잔고가 늘고 있다”며 “과거 경험상 상장주식 대비 대차잔고 비율이 3%를 상회하면 대차한 주식이 공매도 물량으로 전환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차잔고가 빠르게 늘었던 종목은 업종 관계없이 향후 한 달은 주가가 흔들릴 수 있어 가격이 싸졌을 때 저가 매수를 시도하는 중장기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실적 대비 과도하게 상승한 기업 및 성장주의 경우공매도의 타깃이 될 수 있어 이번 공매도 재개 시에도 단기적으로는 지수 하락과 업종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실적대비 덜 오른 저평가 종목, 공매도 타깃 가능성이 적은 시가총액 상위종목, 실적개선이 기대돼 숏커버링 가능성이 높은 종목 등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최근 증시를 주도해 온 방산·우주, 조선, 기계 등은 올해 매출과 이익 성장이 전망되고 있어 단기 변동성 이후 재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주희 기자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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