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 씨! 마음만 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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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게 싸움을 걸면, 어떻게 더럽게 싸우죠?”
하정우의 진짜 위기다. 흥행 배우로서의 타이틀도, 연출가로서의 역량도 위태롭다. 호감 스타들의 대거 출연에도 구할 길이 없는, 진정 말리고 싶은 더러운 싸움, ‘로비’(감독 하정우)다.
연구밖에 모르는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은 어제의 동료, 그러나 오늘의 적 광우(박병은) 때문에 치가 떨린다. 라이벌 회사 대표가 된 광우가 남다른 로비로 번번이 창욱의 기술과 기회를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신념을 접은 창욱은 조장관의 최측근이자 실무자 최실장(김의성)을 타킷으로 삼고 더러운 싸움에 참전한다.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한 번 넘은 선은 어느새 경계도 사라진다. 온갖 뒷거래가 펼쳐지는 대환장 필드에서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창욱의 마음은 혼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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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현실적인 설정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코미디를 위한 경로를 따라 점점 산으로 향한다. 이야기나 메시지는 단순 명료한데, 전혀 의도대로 전달되질 못한다. 억지스럽고도 유치하고 올드한 경로 때문에.
이야기에 붙인 살은 작위적이고, 비호감 설정들만 한가득이다. 재밌는 볼거리는 적고,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불쾌 지수만 치솟으니, 속도감도 붙질 않는다. 기대했던 하정우표 말맛이나 기발함, 화려한 라인업 만큼의 티키타카가 없으니 아쉬움을 반등시키기란 역부족이다.
주인공 창욱을 비롯해 진흙탕 싸움에 참전하는 모든 인물들은 비호감이거나 비현실적이다. 몰입할 인물이 없으니 이 논스톱 상황극이 재밌을리가 없다.
무엇보다 여성 캐릭터들의 쓰임은 시대를 역행하고, 신박한 리듬감도 기대 이하다. 엔딩은 가장 무성의하다. ‘초짜 감독의 패기’란, 배우 겸 감독 하정우의 ‘황금 인맥’이란 특혜에도 작품은 전혀 티켓 값을 하지 못한다. 반가운 동료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았을지 모르나, 그가 쏟아부은 열정과 진심과는 별개로, 관객의 성에 찰리가 없는 완성도다.
한편, ‘로비’는 하정우가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 이후 내놓는 세 번째 연출작이다. 오는 4월 2일 개봉. 러닝타임 106분. 15세 이상관람가. 손익분기점은 약 15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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