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이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심우정 검찰총장 딸의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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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검찰총장의 딸이 국립외교원과 외교부 직원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아빠 찬스’를 썼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외교부가 이틀째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투명 절차에 따라 채용이 진행 중’이라는 설명에도 ‘지원 자격’이 모자라 보이는 심 총장의 딸이 뽑혔다는 의혹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고위 공직자 자녀의 취업 특혜 의혹은 모든 국민이 민감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문제다.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전날 불거진 심 총장의 딸 채용 의혹과 관련해 “개인정보 보호 그리고 인사상 비밀 등의 이유로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채용 절차는 관련 법령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만 말했다. 전날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심 총장의 딸이 “자격 요건에 미달했지만 국립외교원과 외교부에 1년 간격으로 합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말끔히 털어내지 못한 것이다.
실제 채용 과정을 보면, 국립외교원은 2024년 1월 ‘교육학, 인문학, 사회과학, 커뮤니케이션학 등’을 전공하고 ‘해당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자’를 자격 조건으로 하는 채용 공고를 냈다. 심씨는 국제대학원 졸업을 앞둔 ‘석사학위 취득 예정자’였다. 당시 심 총장은 법무부 차관이었고 채용 당시 국립외교원장은 심씨의 대학원 수업을 지도한 박철희 주일 대사였다.
최근 외교부의 연구원 나급 공무직 전형 과정도 부자연스럽다. 외교부는 올해 1월3일 ‘경제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공무직 연구원 채용 공고를 내 최종 면접까지 진행한 이를 불합격 처리했다. 이후 2월5일 응시 요건을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서 해당 분야 실무경력 2년 이상인 자, 영어 능통자’로 갑자기 바꿔 심씨를 뽑았다. 외교부는 ‘지원자가 부족해 전공 분야를 바꿨다’ ‘심씨가 2년 경력을 채웠다’고 추가로 해명했지만, 자꾸 ‘우연’이 겹친 꼴이 돼 납득하기 힘들다. 논란이 이어지자 대검찰청과 외교부는 다시 자료를 내 석사학위 취득 예정자는 석사학위 소지자로 볼 수 있고, 연구 보조원과 인턴 경력 등을 합치면 2년 이상의 경력이 된다며 의혹 제기는 “근거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녀 ‘입시 비리’ 논란을 일으켰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가 어떤 수사를 받고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모두 알고 있다. ‘내로남불’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 의혹을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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