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스타트업 '가이아넷' CEO 매트 라이트
작년 2천만弗 투자 유치·전세계 100여곳과 파트너 협업
인간의 지식·경험을 자산화, AI생태계 안에서 수익 창출
AI가 자산관리·투자·거래하는 '자율경제 에이전트' 구상
누구나 참여하고 보상받는 탈중앙화 AI생태계 구축 목표
에이전트가 인간을 고용하거나 업무 의뢰하는 시대 올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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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처럼 혁신적이고 강력한 기술은 모두에게 개방되고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매트 라이트 가이아넷(GaiaNet)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그는 가이아넷 공동창업자로 블록체인 기반 웹3(Web3) 플랫폼과 AI를 결합해 누구나 참여하고 보상받는 탈중앙화 AI 생태계를 구축했다.
가이아넷이 특히 강조하는 개념은 '지식의 인터넷(Internet of Knowledge)'이다.
매트 라이트 CEO는 "누구나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운영하며 수익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2년 안에 AI 에이전트가 인류 인구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와 웹3의 결합이라는 아이디어는 생소하다. 어떻게 시작됐나.
▲지난 2023년부터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인 가이아넷 설계를 시작했다. 당시 LLM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 데이터, 거버넌스, 경제적 가치가 소수의 기업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근본적 문제는 분명했다. 지식재산과 사용자 데이터의 소유권이 그것을 만들어낸 개인에게 돌아가야 했지만 현실에서는 몇 개의 대기업이 이를 독점한 것이다. 우리의 비전은 자유시장, 오픈소스 협업 개발, 데이터 주권이라는 핵심 원칙에 기반한다. AI처럼 혁신적이고 강력한 기술이 몇몇 대기업의 폐쇄적인 통제 아래 놓이는 것이 아니라, 개방적이고 분산된 생태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믿는다. 가이아넷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 목표는 혁신이 개방적으로 유지되고, 소유권이 분산되며, 가치를 창출하는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AI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가이아넷의 오픈소스 추론 프레임워크는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공개된 150만개 이상의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는 누구나 여기서 AI 추론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다. 기존 플랫폼에선 사용자가 단순한 소비자에 머무르지만 가이아넷에서는 누구나 AI 서비스 제공자가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직접 수익도 낼 수 있다. 개발자가 단 5분 만에 AI 서비스를 배포할 수 있고 모델 개발자, 연산 자원 제공자, 지식 기여자 등 생태계 참여자 모두가 공정하게 보상을 받는 구조다. 즉 AI 서비스 운영의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다. 이는 기존 중앙집중형 AI 서비스가 주로 기업의 주주 이익을 우선시하는 구조와 본질적으로 차별화된다.
―작년에 2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바이트트레이드(ByteTrade)와 미라나 벤처스가 주도한 시드 및 시리즈 A 라운드를 통해 총 2000만달러(약 27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현재는 개발자 시장 확장, 제품 고도화, 그리고 지식 제공자 생태계 확장 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웹3 생태계에서 많은 파트너와 협력 중이며 메타마스크, 컨센시스, ENS, 문페이, 한국의 팩트블록 등 100곳 이상의 파트너와도 협업을 진행 중이다.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는 최근 '탈중앙화 AI'에 대한 다양한 투자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가이아는 그 중심에서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하려 한다. 특히 탈중앙화 AI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개방성과 협업의 힘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질문이다. 성능 측면에서 보면 특정 맥락에 특화되어 훈련된 소형 LLM 모델들이 오히려 대형 모델보다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다. 대형 모델은 전체 인터넷을 뒤져야 특정 결과를 도출할 수 있지만, 특화된 모델은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로 이 점에서 오픈소스 기반 소형 모델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가이아넷은 '지식의 인터넷'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생태계를 지향한다. 지식을 제공한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더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은 '스웜(Swarms)' '집단 지성'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우리는 이를 '살아 있는 지식 시스템'으로 부르고 있다. 소비자들이 AI에 의해 데이터 상품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AI가 준비된 무한한 지식 도서관에 접근함으로써 인간 지능이 오히려 수익화되는 구조를 지향한다. 미래에는 인간이 AI에 데이터를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자산화해 AI 생태계 안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널리 퍼질 것으로 본다.
―AI 에이전트가 인간보다 많아진다면 사회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앞으로 1~2년 안에 AI 에이전트 수가 전 세계 인구를 넘어설 것이다. 지금도 이미 약 1억개의 에이전트가 기업이나 개인을 위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 중이다. 이전에는 이 같은 자동화가 블루칼라 직무를 대체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화이트칼라 영역인 코딩, 데이터 입력, 기사 작성, 소셜미디어 콘텐츠 업로드, 뉴스레터 발송, 마케팅 등 다양한 사무직이 먼저 대체되고 있다. 노동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앞으로는 기계들이 대규모 작업을 대신 수행하고, 인간은 그 기계를 관리하거나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이 완전히 대체되지는 않을거다. 사람을 잘 다루고, 아이디어를 기획하거나, 전략을 세우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 역할은 AI와 협업하면서 더 강화될 수도 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AI 에이전트가 특정 업무 수행을 위해 인간의 '맥락'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에이전트가 인간을 고용하거나 소규모 업무를 의뢰하는 구조도 생길 수 있고, 이는 곧 '인간이 AI에 보고하는 시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가장 강력한 변화는 '자율 경제 에이전트(Autonomous Economic Agents)'의 등장이다. AI가 사람을 대신해 블록체인상에서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를 진행하며, 거래까지 수행한다는 얘기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신원증명 등의 블록체인 기술이 꼭 필요하다. 이더리움처럼 이미 신뢰 기반 인프라가 구축된 블록체인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스마트월렛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다. 가이아넷은 스마트 계약을 통해 에이전트의 추론 과정이 검증 가능하도록 만드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코인베이스의 에이전트 키트, 마더 DAO 등의 플랫폼들과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다중 에이전트 집단은 개별 인간이 처리할 수 없는 복잡한 작업을 협력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그 결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경제 모델이 등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좀 더 재미있는 개념 중 하나는 '디지털 트윈'이다.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대규모로 재현한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고,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노동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다. 즉,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대규모로 복제한 AI 에이전트 팀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분야·언어를 가로질러 연산과 논리를 수행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
―파트너사와는 어떤 방식의 협업이 이루어지나.
▲우리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마케팅 협력이 아니라 기술적 통합과 오픈소스 생태계에 대한 공동 기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베이스(BASE)와는 마더 DAO 및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함께 구축 중이며, 이를 통해 탈중앙화된 AI 거버넌스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리트 프로토콜(Lit Protocol)과는 탈중앙화 신원인증과 접근 제어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기능은 AI 에이전트가 보안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작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또 와즘엣지(WasmEdge)를 통해 리눅스 파운데이션과도 협업한다. 이를 통해 기업 수준의 보안성과 다양한 플랫폼 간의 호환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가이아넷의 파트너십은 기술적 실체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공동 개발과 생태계 공동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을 AI로 운영할 때, 신뢰성과 안정성은 어떻게 확보하나.
▲다층 검증 시스템을 통해 AI 기반 DAO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암호학적 방식으로 에이전트의 행동을 검증하고,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상에서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설계했다. 또 계산의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한 증명 시스템과 함께 이더리움 기반 프로코톨인 아이겐 레이어(EigenLayer)의 검증 서비스까지 거친다.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경제적 장치도 마련했다. 검증자는 일정량의 가상자산을 스테이킹해야 하고, 잘못된 검증을 하면 자산이 소각되는 '슬래싱(slashing)' 시스템이 작동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점진적 탈중앙화라고 부른다. 초기에는 인간의 감독을 유지하면서 시스템을 운영하고, 에이전트의 신뢰성이 확보되면 자동화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처럼 가이아넷은 기술, 경제, 거버넌스 설계를 모두 활용해 신뢰 기반의 AI DAO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
■매트 라이트 가이아 넷(Gaia Net) CEO △카네기멜론대학교 기계공학 박사 △오픈AI 연구원 △구글의 미래 기술 연구조직이자 현재는 알파벳 산하의 독립 연구소로 운영되는 'X(전 구글X)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 로보틱스 엔지니어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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