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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스타트업이 투자유치 과정에서 피해야 할 실수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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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4월이 다가온다. 4월은 꽃이 피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3월까지 주주총회 등으로 바빴던 벤처캐피탈(VC)이 본격적으로 새로운 투자검토를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여전히 혹한기를 지나고 있으나 VC들이 지난해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다. 이 어려운 시기를 스타트업들이 잘 이겨내기를 응원하면서 이들이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몇 가지 짚어보려 한다.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하겠다. 대표가 투자유치를 직접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유치는 회사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자금을 구해오는 일이며 새로운 주주, 즉 회사의 주인을 맞이하는 중차대한 일이다. 따라서 대표가 직접 하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의외로 이를 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자가 아닌 일반 직원이 투자사와 접촉하거나 정체불명의 브로커를 통해 연락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대표자가 본분을 다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자신의 회사와 잘 맞는 VC를 잘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VC는 저마다 특성이 있으며 조금이라도 우리 회사와 잘 맞는 곳이 긍정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그 VC가 어느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어떤 목적의 펀드를 운용 중인지, 해당 펀드의 투자여력 및 만기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우리 경쟁사에 투자하지는 않았는지 등에 대한 사전 체크가 필요하다. 또한 특정 심사역의 전문분야, 성향 같은 부분도 알아두면 좋다. 하지만 많은 스타트업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접촉한다.

세 번째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투자유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검토가 아무리 빠르게 진행돼도 VC와 접촉한 이후 통장에 투자금이 들어올 때까지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더욱이 지금 같은 벤처투자 혹한기에는 2배, 혹은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따라서 런웨이(현금소진 시점)까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투자유치를 진행해야 한다. 런웨이가 가까울수록 스타트업의 협상력은 줄어들고 돈을 쥐고 있는 투자사의 협상력은 올라간다. 투자유치 시작 시점을 놓치면 그 결과 회사가 정말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네 번째는 너무 높은 기업가치를 고집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무조건 높은 기업가치에 투자를 받는다는 것이 결코 좋기만 한 일은 아니다. 기업가치는 사업성과처럼 포장되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높은 밸류에이션은 다음 라운드 투자유치에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 같은 벤처투자 혹한기에 대표자가 시장의 기대치와 다른 너무 높은 기업가치를 고집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많은 벤처투자자가 투자검토를 중단할 것이다. 투자는 '적절한' 기업가치에 받는 것이 가장 좋으며 이는 시장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요즘같이 시장에 돈이 고갈된 상황이라면 '적절한' 기업가치는 결국 투자사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거짓말은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투자유치 과정에서 거짓말을 하는 것은 즉각적인 딜 브레이커다. 창업자의 진실성은 투자검토에 너무도 중요한 요소며 진실하지 않은 창업자에게 투자할 VC는 어디에도 없다. 또한 이런 이슈는 다른 VC에도 빠르게 전해진다. VC간 관계는 생각보다 가깝고 팩트체크는 매우 빈번히 일어난다. 의도적으로 했든, 협상전략으로 블러핑을 했든 거짓말을 하면 투자검토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지금까지 스타트업이 VC의 투자유치를 진행하면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몇 가지 살펴봤다. 필자가 투자검토를 진행하면서 종종 경험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실수만 하지 않아도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부디 스타트업들이 이 어려운 시기에 투자를 유치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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