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30 (일)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에”...60만원에도 ‘초고속 전석 매진’ 이 셰프의 철학 [여행人터뷰]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바스티앙 레피노이 레자미 총괄 셰프. /사진= 파라다이스시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3년부터 싱가포르에서 미쉐린 3스타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 ‘레자미’의 총괄 셰프를 맡고 있는 세바스티앙 레피노이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선보인 갈라 디너를 주관하기 위해서다.

​레자미는 현재 아시아에서 찾기 힘든 음식, 서비스, 와인 세 분야에서 모두 정점을 이룬 레스토랑이다. 2019년부터 미쉐린 3스타와 포브스 여행 가이드 5성을 유지해오고 있고, 와인 스펙테이터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올해 글로벌 미식 가이드 ‘라 리스트’ 세계 50대 레스토랑에도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쌓고 있다.

세바스티앙 레피노이 총괄셰프가 이끄는 레자미 팀. /사진= 파라다이스시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호텔 중 최초로 파라다이스시티와 협업을 진행한 레피노이 총괄 셰프를 만났다. 그는 파라다이스시티의 럭셔리 부티크 호텔 아트파라디소 내 한식 파인 다이닝 새라새에서 개최한 갈라 디너들 통해 그의 시그니처 요리를 국내에 선보였다.

​싱가포르 레자미는 한국 고객이 17%를 차지할 정도다. 한국인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난 셰프의 갈라 디너 소식이 전해지자 40만원(와인 페어링 추가시 60만원)의 고가임에도 빠르게 전석이 매진됐고, 대기자가 줄을 이었다.

한 신청자는 “싱가포르까지 가지 않고 한국에서 그의 최고급 정통 프렌치 코스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주저 않고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세바스티앙 레피노이 레자미 총괄 셰프. /사진= 파라다이스시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셰프에게 본인의 요리 철학을 묻자 정통 프랑스 오트 퀴진(haute cuisine, 고급 요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는 프랑스 요리 중에서도 파리 스타일의 파리지앵 오트 퀴진을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남부 프랑스 요리하고는 또 다르다.

남부 프랑스에서는 올리브 오일이나 채소를 위주로 활용한 메뉴를 선정한다면 파리 스타일은 크림이나 버터를 많이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레피노이 셰프에게 한국에서의 협업 제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 다른 레스토랑에서 비슷한 제안이 왔지만, 음식과의 조화나 분위기 등이 원하는 방향과 맞지 않다고 생각해 거절한 적이 있다고 한다.

최고의 요리를 선보이는 만큼 최고의 장소를 물색하던 그였던지라, 반가운 협업 요청이 오더라도 고심을 했다고 전했다.

아내가 한국인이라, 한국을 자주 방문하고 있고 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 갈비를 좋아하고, 딸은 김밥을 좋아해 주말에 종종 만들어 먹기도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협업을 하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그럼에도 어디서 요리를 할 것인지에 있어서는 굉장히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선정하려고 했다. 아트파라디소에서 협업 제안이 왔을 때,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에서 요리를 선보일 생각을 하니 기쁘게 요리에 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몇 년 전에 파라다이스시티를 와본 적 있는데, 레스토랑이 모두 아름답고 한식을 비롯해 일식, 중식, 양식까지 다채로운 선택지가 있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딸이 이곳에서 피자를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도 있어 주저 않고 협업을 결정했다.

파리 스타일 랍스터 샐러드. /사진= 레자미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갈라 디너에서 자신의 시그니처 요리 중 한국에서 요리하기 좋을 것들을 선별해 몇 가지를 선보였다.

첫 번째로 샴페인 소스를 곁들인 농어와 캐비어, 두 번째로 파리 스타일 랍스터 샐러드를 준비했다. 디저트는 클래식한 프렌치 디저트인 초콜릿 타르트로 마무리했다.

“요리가 모두 심플하면서 고급스러운 텍스처가 돋보였다” “디저트는 설탕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가볍게 식사를 마무리하기 좋았다”는 등 호평이 이어졌다.

​레피노이 셰프는 여러 국가 대통령의 만찬도 주관해왔다. 대통령들의 반응이 좋았던 메뉴를 묻자 이번 갈라 디너에 선보인 농어 요리와 랍스터 샐러드를 꼽았다.

그밖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좋아했던 오리 요리를 이번 갈라 디너에 소고기로 대체해 선보였다. 가장 보람 있었던 대통령의 평가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파리에 있는 레스토랑보다 더 정통 프렌치 요리를 경험한 기분’이라는 말이 가장 생각난다고 전했다.

​현재 레피노이 셰프는 레자미보다 고객들이 접근하기에 부담이 덜 한 두 번째 레스토랑 오픈을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3스타 레스토랑이 되기 전부터 오래 찾아준 손님들이 이제 더 이상 찾아오기 어려워진 점이 늘 마음이 쓰인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특별한 손님을 모시거나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비프 타르타르처럼 심플한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세바스티앙 레피노이 레자미 총괄 셰프. /사진= 파라다이스시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파인다이닝 열풍으로 셰프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절정인 요즘, 스타 셰프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레피노이 셰프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끝없는 노력을 당부했다.

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했다. 레피노이 셰프 또한 실패를 겪었고, 요리가 레스토랑의 콘셉트에 맞지 않을 수도, 또는 해당 요리를 선보일 시장이 준비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실패를 겪으며 교훈을 얻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 다음으로 목표를 세우라고 조언했다. 그는 2016년 미쉐린 2스타를 받았을 때 이미 그 다음날부터 3스타를 받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 과정에 도입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론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비즈니스 플랜을 세우고 재정 상황을 충분히 고려할 것을 강조했다.

​한국에서 방문해본 프렌치 레스토랑 중 개인적으로 만족했던 프렌치 레스토랑을 묻자 셰프는 롯데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피에르가니에르서울을 꼽았다. 2014년 처음 방문한 당시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이었는데,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1스타 레스토랑인 라미띠에에서 완벽한 프랑스 요리를 경험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레피노이 셰프에게 한국에서 제대로 된 프렌치 레스토랑을 고르는 법을 묻자 위와 이렇게 말했다.

딱 두 가지만 기억하자. 빵과 버터를 서빙하는지, 그리고 치즈로 코스를 마무리하는지 확인하면 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