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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일)

퀄컴, 한·미·유럽서 '손정의 인수' ARM 제소…"반독점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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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ARM, 개방형 기술접근 갑자기 제한해 반도체 역동성 위협"

스마트폰 칩 30년 협력한 양사, AI 등 반도체 시장서 경쟁 시작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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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이 영국 기반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상대로 미국, 유럽, 한국 반독점 규제당국에 소송을 제기했다. ARM은 한국계 일본인 투자자 마사요시 손(한국명 손정의)이 이끄는 투자업체 소프트뱅크가 2016년 인수한 기업이다.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퀄컴은 미국, 유럽, 한국의 공정거래 당국에 기밀 서류를 제출하고 30년 가까운 협력관계를 맺었던 ARM이 반경쟁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제소했다.

퀄컴은 ARM이 20년 넘게 개방형 네트워크를 운영했지만 갑자기 자사 기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해 경쟁을 해치고 있다며 이는 반독점 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퀄컴에 따르면 ARM은 개방형 라이선스 모델을 통해 자사 기술 의존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반도체 산업이 번창했다.

퀄컴은 ARM이 수익을 높이기 위해 자체 반도체 제조라는 목표를 세워 기술 접근을 제한해 역동적 반도체 시장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ARM은 "반경쟁적 행위라는 혐의는 퀄컴이 경쟁적 이익을 위해 계속해서 상업적 분쟁을 확대하려는 극단적 시도(desperate attempt)"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ARM은 혁신을 강화하고 경쟁을 촉진하며 계약상의 권리와 의무를 존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성장 원동력이 되었던 스마트폰 칩 시장이 저물며 퀄컴과 ARM은 데스크톱부터 인공지능(AI)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더 큰 반도체 시장을 노리며 30년 협력관계를 완전히 끝내고 치열한 경쟁모드에 돌입했다.

ARM은 영국에 본사를 두고 소프트뱅크가 대주주로 있는데 자체 반도체를 만드는 대신 설계 자산을 판매한다. 또 소프트웨어가 프로세서와 통신하는 데 사용하는 코드를 라이선스한다. 퀄컴과 같은 반도체 제조업체와 애플과 같은 전자제품 제조업체는 모두 ARM 기술 라이선스에 의존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퀄컴은 그동안 ARM 기술을 라이선스로 받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설계했고 스마트폰 칩 1위라는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퀄컴이 2021년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누비아를 인수하면서 ARM과 관계가 악화했다.

ARM은 퀄컴이 누비아 인수를 통해 ARM 설계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할 우려가 있다며 2022년 8월 미국 델라웨어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퀄컴은 ARM 기술을 포괄하는 일반 라이선스를 보유한다고 맞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 12월 델라웨어 법원의 배심원단이 퀄컴의 손을 들어 주면서 퀄컴은 누비아 기술을 활용한 자체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았다.

이후 두 회사의 관계가 더욱 틀어지면서 퀄컴이 ARM을 상대로 글로벌 반독점 소송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퀄컴은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제공해야 하는 핵심 기술을 ARM이 보류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 ARM은 2022년부터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르네 하스 리더십 이후 기초 기술을 제공하는 대신 개별 제조업체에 보다 최적화하고 완벽한 설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퀄컴과 같은 기존 기업고객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퀄컴은 전 세계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았지만 대체로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퀄컴은 유럽연합(EU)과의 반독점 소송에서 승리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퀄컴이 약탈적 라이선스 활동을 한다고 압박했지만 퀄컴은 항소해 이겼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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