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본업, 밤엔 부업 배달 '30대 가장'…"꾸준히 일만 한 친구"
유족 통곡 이어져…"빨리 구조됐으면 살았을까"
25일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전날 발생한 싱크홀(땅 꺼짐) 사고 현장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5.3.25/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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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형은 주 7일 일했던 친구예요…사고 난 장소 보고 카톡·전화했는데 답이 없었어요.
(서울=뉴스1) 신윤하 이강 기자 = 서울 강동구 명일동 땅꺼짐(싱크홀) 사고로 사망한 오토바이 운전자 박 모 씨(33)의 빈소가 마련된 26일 고인의 십년지기 지인 A 씨는 황망한 얼굴로 생전 고인을 떠올렸다.
어렸을 때부터 박 씨와 친했다는 A 씨는 고인을 '꾸준히 일만 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젊었을 때라도 일을 열심히 해놔서 돈을 많이 벌어놔야 한다고, 벌 수 있을 때 많이 벌자고 했던 친구"라며 "말도 안 되는 사고로 이렇게 죽어서 너무 안타깝다"고 한숨을 쉬었다.
박 씨는 본업을 마친 후에는 배달 일을 부업으로 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자랑스러운 가장이었다. 지난 2018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엔 어머니, 여동생과 살았다. 박 씨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아 운영하는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배달 부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에도 박 씨는 퇴근 후 배달 일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땅꺼짐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박 씨에게 연락한 A 씨는 끝내 답장을 받지 못했다. A 씨는 "사고가 난 장소를 보고 카톡, 전화를 했다. 많이 지나던 지역이니까 '야, 여기 사고 났다. 지하철 공사하다가 그렇게 됐다' 보냈는데 답장이 없었다"며 "전화하면 무조건 받는데 전화도 안 받았다"고 설명했다.
친척이라고 밝힌 B 씨는 "귀엽고 잘생기고 착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빨리 구조가 됐으면 살았을까 싶다"고 했다.
친분이 없더라도 안타까운 마음에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도 있었다.
명일동에 거주하는 신 모 씨(67)는 "개인적 친분은 없지만 안타까워서 (찾았다) 바로 집 앞에 산다"며 "(사고 현장이)공사를 오랫동안 했다. 불안했는데, 안타깝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지난 24일 오후 6시 29분쯤 서울 강동구 도로 한복판에서 직경 20m가량 땅꺼짐 사고로 박 씨가 매몰됐다. 박 씨는 사고 약 17시간 만인 25일 오전 11시 22분쯤 땅꺼짐 중심 기준으로 고덕동 방향 약 50m 지점에서 호흡과 의식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서울시는 정밀 종합 조사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동 조사를 꾸린다는 방침이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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