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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1 (월)

얼음호수에 12시간 둥둥…경비행기 추락 일가족, 날개 위 기적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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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알래스카 투스투메나 호수에서 추락한 경비행기에 타고 있던 일가족 3명이 비행기 잔해 위에 떠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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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알래스카에서 경비행기가 얼어붙은 호수에 추락했지만, 탑승자인 일가족 3명 전원이 12시간 동안 비행기 잔해 위에서 버티다 구조됐다.

25일 AP통신, abc뉴스에 따르면, 알래스카 주방위군은 24일 오전 10시 30분 투스투메나 호수에 떠있던 일가족 3명을 구조했다. 조종사인 남성 1명과 초등학생·중학생인 두 딸 등 3명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부상을 입었으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비행기는 파이퍼 PA-12 슈퍼 크루저로, 23일 알래스카 솔도트나 공항에서 이륙해 케나이 반도의 스킬락 호수를 관광 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비행기는 23일 밤 10시 30분쯤인 도착 예정 시각을 넘기면서 실종 신고됐다. 조종사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것은 23일 오후 5시쯤 투스투메나 호수 지역이었다. 미국 해안 경비대, 알래스카주 경찰과 방위군이 수색 활동에 나섰지만, 추락한 비행기에서 비상 송신기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실종 약 12시간 만인 24일 아침 한 시민이 투스투메나 호수 동쪽에서 비행기 잔해를 발견해 신고했다. 비행기는 얼어붙은 호수에 추락해 일부분이 물에 잠겼지만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였다. 구조된 세 사람은 비행기 날개 위에서 12시간을 버틴 것으로 파악됐다.

수색 작업에 참여한 조종사 데일 아이허는 수색 시작 직후 무전으로 생존자 발견 소식을 들었고, 호수 위에 떠 있는 생존자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아이허는 “우리가 그들을 살아있는 채로 찾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추락 원인 규명을 위해 조종사 인터뷰와 항공기 회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스투메나 호수는 케나이 반도 최대의 담수호로, 앵커리지에서 남서쪽으로 약 130km 떨어져 있으며 주변에 산과 빙하가 있다. 알래스카는 도로가 발달하지 않아 지역 사회 상당수가 이동 시 경비행기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호수 인근 지역은 갑작스러운 강풍으로 배와 비행기 사고 위험이 높다고 지역민은 전했다. 앵커리지 국립기상청 측은 “이곳의 지형이 바람을 불규칙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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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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