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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 미래 열어줄 올리브영 일등 공신 [CEO LOU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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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호 코스맥스비티아이 부회장


허민호 코스맥스비티아이 부회장 1989년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 MD/ 1993년 신세계인터내셔널 해외상품팀장/ 2001년 동화면세점 영업·상품 총괄본부장/ 2008년 CJ올리브영 대표이사/ 2018년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 2022년 CJ ENM 경영고문/ 2025년 코스맥스비티아이 부회장(대표이사) [일러스트 : 강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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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그룹은 최근 허민호 전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61)를 부회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허 부회장은 CJ올리브영의 사실상 창업 공신이다.

1989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후 줄곧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널에서 근무하며 유통 한길을 걸었다. 2001년 동화면세점으로 자리를 옮겨 면세점 경력도 쌓았다. 2008년 CJ올리브영 대표로 선임되면서 신사업·유통 전문가로 이름을 각인시켰다.

올리브영 기반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 그가 올리브영을 맡았을 당시 국내 H&B(헬스&뷰티) 스토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였다. 대형 화장품 매장과 드럭스토어 개념도 혼재돼 있었다. 허 부회장은 기존 화장품 전문점과 차별화를 위해 글로벌 브랜드를 단독 입점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자체브랜드(PB) 제품을 강화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형 쇼핑몰과 번화가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했다. 그 결과 올리브영 매장은 40개에서 2025년 현재 1100개까지 늘어나며 국내 H&B 시장의 절대강자로 자리 잡았다.

그뿐인가. 허 부회장 시절부터 올리브영은 2030 여성 고객을 적극 공략했다. 소셜미디어(SNS),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도입했고, 화장품 리뷰, 체험단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브랜드 충성도를 높였다.

2018년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디지털 혁신에 매달렸다. 2018년 홈쇼핑 시장은 TV 중심에서 모바일 쇼핑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과정에 있었다. 기존 TV홈쇼핑 모델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은 당연지사. 그는 ‘CJ온스타일’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고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적극 도입했다.

그가 CJ온스타일을 통해 추진한 대표적인 전략은 ‘모바일 퍼스트’다. 그 결과 CJ온스타일의 모바일 매출 비중은 60%까지 증가하며 CJ홈쇼핑은 시장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허 부회장은 CJ온스타일의 콘텐츠 역량을 활용해 ‘라이브커머스+엔터테인먼트’ 전략을 추진했다.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제품 홍보를 강화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배우 이유리가 진행한 ‘유리한 거래’가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유튜브 콘텐츠와 연계해 라이브커머스 매출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거뒀다. 물류 서비스 개선에도 주력했다. CJ온스타일은 업계 최초로 새벽배송을 도입하며, 홈쇼핑 및 라이브커머스에서 주문한 제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CJ ENM 커머스 부문 매출 증가를 견인한 것은 물론이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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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회장이 직접 영입

코스맥스와의 인연은 이경수 회장(코스맥스 창업자)이 허 부회장을 눈여겨본 덕에 만들어졌다.

이 회장은 K뷰티 시장 급성장 비결 중 하나로 올리브영에 주목했다. 올리브영 대표였던 2008년 당시 허 사장을 만나 수시로 K뷰티 관련 전략 방향을 논의하며 10여년간 친분을 쌓았다. 그러다 허 부회장이 엔데믹 이후 건강상 이유로 CJ ENM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상황. 이 회장은 허 부회장과 개인적으로 교류하면서 회사 성장 방향과 디지털 전환 관련해서 다양하게 자문을 구했다. 그러다 고문 임기가 끝난 시점에 영입 제안을 해 오늘에 이르렀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코스맥스는 글로벌 화장품 ODM 업계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헬스케어 사업 부문까지 포함한 연결 기준 매출액은 창업 30년 만에 3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의 한한령 해제 효과와 인디 브랜드 수출 확대로 매출이 20% 증가했고, 중국에서도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과로 10%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할랄 인증 의무화에 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25%의 매출 성장을 일궈냈다. 더불어 국내에서는 서울대·포항공대 등 23개 대학, 해외에서는 싱가포르와 중국의 여러 대학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코스맥스는 연초 일본 등 글로벌 시장의 수요 확대에 대비해 생산가능수량을 30억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를 위해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고 있기도 하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소량 생산에서 대량 생산까지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품질 관리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경수 회장은 코스맥스가 극복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본다. 이를 위한 ‘해결사’로 허 부회장을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허 부회장 본격 가세 후 코스맥스가 풀어나갈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미국 시장에서의 수익성 개선이다. 미국 시장은 2024년 10%의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올해 미국 법인의 분기별 손익분기점(BEP) 돌파를 목표로 정했다. 이외에도 현지 뷰티 시장의 경쟁 심화, 소비자 선호도의 빠른 변화 등을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 같은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조소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목표한 매출 성장률을 달성하더라도 흑자 달성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과제도 허 부회장 어깨를 무겁게 한다. 화장품 산업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소비자는 점점 더 새로운 경험과 제품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코스맥스는 연구개발(R&D) 투자와 혁신적인 제품 카테고리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화장품 시장에서는 지속가능성(ESG), 맞춤형 화장품, 피부과학 기반 뷰티 제품 등이 주목받는다. 코스맥스는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경수 회장은 최근 이베이재팬 콘퍼런스에서 “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반으로 화장품 초개인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와 시장 트렌드를 신속하게 감지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AI를 활용해 색상을 개발하는 식”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렌드에 밝은 허 부회장 가세가 코스맥스의 제품 전략 수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평가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허 부회장이 CJ온스타일에서 AI, 빅데이터 기반 디지털 마케팅을 적극 도입했던 만큼 코스맥스에서도 AI를 접목한 스마트 ODM 기업으로의 전환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민호 부회장 영입이 코스맥스를 글로벌 1위 화장품 ODM 기업에서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업계 시선이 여기에 쏠려 있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2호 (2025.03.26~2025.04.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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