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직후부터 '우크라 영토 양보' 발언 역풍…뒤늦게 주워 담아
흑인 용사 자료 실수 삭제·'머스크 브리핑' 논란도…"과욕에서 비롯"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취임 직후부터 여러 실언과 실수 등으로 구설에 올랐던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이번에는 민간 메신저에서 기밀 작전을 논의하고 외부에 유출까지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역량 부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음이 앞선 헤그세스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대통령 본인보다도 더 강도 높게 밀어붙이려다 되려 연일 '헛발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이번 전쟁기밀 유출 논란이 있기 전에도 헤그세스 장관이 취임 후 보낸 두 달은 "험난한 2개월"이었다면서 이번 일로 그에게 새로운 역경이 닥쳤다고 진단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15일 미군이 예멘 후티 반군을 공습하기 약 2시간 전에 해당 작전 내용을 민간 기업의 메신저인 '시그널'을 이용해 안보 당국자들과 논의하며 그 과정에서 언론인 등 외부에 그 내용을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헤그세스 장관 취임 후 그와 국방부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당시 그는 유럽 장관들 앞에서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2014년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이 비현실적인 목표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를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강도 높은 발언 수위에 유럽뿐 아니라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고, 결국 헤그세스 장관은 발언 후 24시간 만에 영토 문제는 당사국들 간의 대화로 결정될 문제라며 발언을 주워 담았다.
당시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 상원의원(공화·미시시피)은 헤그세스 장관이 "초보적인 실수(rookie mistake)를 저질렀다"며 그의 발언이 경험 미숙으로 인한 외교적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당국자들과 보좌진들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능가'할 만큼 그의 기조를 앞장서서 실현하려는 다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
실제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와 유럽 동맹에 의구심을 드러내자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이 75년간 맡아왔던 나토 유럽연합군최고사령관 자리를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DEI(다양성·평등·포용) 철폐'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헤그세스 장관은 그 즉시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금지 시켰다.
공화당 소속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과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국방부 내부의 나토 사령관직 포기 계획이 "백악관과 국회와의 조율 없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국방부의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조치는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고, 국방부가 2차대전 흑인 참전용사에 관한 자료를 실수로 삭제했다가 뒤늦게 복구하는 일도 있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중국과 전쟁을 상정한 작전계획을 보고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의 코리 셰이크 국가안보 전문가는 NYT에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디로 가는지를 알아내 그보다 앞서 나가려고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가 "보여주기식 활동만을 하고 있다. 아직 그가 실제로 부처를 운영한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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