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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31조 투자' 이틀만에…트럼프 결국 車에도 25% 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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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부품 관세 부과는 5월3일 이전
원산지 구분 어려워 관세기준 모호
확전 의지 재확인…韓 타격 불가피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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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된다. 대상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 제조되는 모든 자동차 및 주요 자동차 부품이지만 사실상 한국과 일본, 유럽산 자동차와 부품이 타깃이다. 자동차가 대미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한국으로선 특히 큰 타격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제조되지 않은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미국의 부를 빼앗아간 데 대해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관세는 오는 4월2일부터 발효되고 다음날인 3일부터 징수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포고문에 적시됐다.

25% 관세는 현재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2.5%)의 10배 수준이다. 백악관은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가 시행되면 관세를 통한 재정 수입이 연간 100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포고문에 따르면 25% 관세는 자동차와 소형트럭뿐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자동차 부품에도 부과된다. 대상 부품은 90일 이내 추가될 수 있다. 다만 핵심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시점은 5월3일 이전이라고만 밝혀 자동차 관세보다 한달가량 늦게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 적용을 받는 부품에 대해서도 일단 관세가 유예된다.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산 부품을 이용해 외국에서 제조된 자동차의 경우 미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가 면제돼 최종 관세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수만가지 부품의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힌 업계 특성상 원산지를 일일이 따지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관세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동맹·우방국을 가리지 않는 관세전쟁 확대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친구이든 적이든 미국에서 많은 것을 빼앗아갔고 솔직히 말해서 친구들이 종종 적들보다 훨씬 더 나빴다"고 언급한 대목은 이번 관세가 대미 자동차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을 비롯해 독일, 일본 등 우방국 기업을 겨냥한 조치라는 것을 시사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인 2019년에도 자동차 관세를 고려하다가 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약품, 목재에 대한 관세도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두루 고려해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호관세도 다음달 2일 예정대로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최근 상호관세 부과 대상국에 일부 예외가 있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가 이날 다시 입장을 바꾼 것이다. 관세 전쟁 확전 가능성이 더 커진 셈이다.

자동차 관세가 부과되면 대미 수출 비중이 큰 한국으로선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대미 수출의 27%인 347억4400만달러(약 51조원)에 달했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자동차 수출액(707억8900만달러)의 49.1%에 달하는 규모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정의선 회장이 지난 2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해 미국 현지 자동차 생산능력을 연간 120만대까지 키우겠다고 밝혔지만 현실화하더라도 최근 미국 내 완성차 판매량의 70% 수준에 그치는 데다 공장 준공까지 빨라도 최소 1~2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 관세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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