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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1 (월)

또 드러난 북한군 참상…DMZ 무리수 작업, 올해도 지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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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가 최근 북한군 활동 자료를 27일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군이 동부전선 지뢰폭발 사상자를 후송하는 모습. 합참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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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비무장지대(DMZ) 일대 전선 지역에서 지뢰 매설 작업을 재개했으며, 지뢰폭발 사고로 또다시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해 말 동계훈련을 위해 일시 중단했던 전선 지역의 철조망 설치, 지뢰 매설 작업을 이달 초부터 수십~수백 명을 투입해 재개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런 단절 작업을 향후 2~3년에 걸쳐 전선 모든 지역에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합참은 "며칠 전 지뢰 폭발로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교대 투입 병력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군은 지난해 전선 작업 중 20여 회의 지뢰 폭발을 일으켰고, 올해 들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北, 올 들어 3000명 추가 파병



북한군은 DMZ 내에 있는 북한 지역 경의선 송전탑 11개의 철거를 마무리했다고 한다. 다만 군사분계선(MDL) 이북 첫 번째 송전탑은 철거하지 않고 남겨뒀는데, 예상대로 북한군은 지난 2월 초 감시용 CCTV 1대를 설치했다. 합참은 "우리 측 작전 활동이 북한군에 노출될 수 있어 이를 유념해 경계 작전 및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가 최근 북한군 활동 자료를 27일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군이 경의선 34번 송전탑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모습. 합참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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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파병 동향에 대해서는 "파병된 북한군 1만1000여명 중 약 4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1~2월간 약 3000여명 이상이 증원개념으로 추가 파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군 당국도 본지의 보도〈2월 27일 자 1·3면〉를 확인했다.

건설 현장에 동원된 북한군의 실태와 관련한 정부 분석도 나왔다. 통일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북한 동향'을 통해 북한 당국의 건설 사업이 증가하면서 군인과 여성을 동원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군 경력이 있는 한 탈북민은 의무복무 기간 10년 중 1년에 약 2달 훈련 외에는 건설 등 노동에 차출됐다고 증언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특히 시한이 정해져 있는 국가적 건설에 투입될 경우 휴일이나 명절에도 쉴 수 없었고, 임시 천막이나 건설 중인 건물 내에서 생활하며 철야 작업 등 고강도 노동에 내몰렸다고 한다.

노동신문은 지난 1일 강동군, 장연군, 부령군, 김정숙군, 개풍구역 지방공업공장과 종합봉사소, 은산 종이공장건설 착공식이 지난달 28일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착공식에 참석한 군인과 가족들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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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농촌 살림집, 부두, 아파트 등 대부분 건설에 군이 참여하고 있다"며 "잠은 4시간 정도 자고, 식사도 비참하다"고 말했다. 또 "사망 시 보상금은 북한돈 100만원(70달러)에 불과하다"며 "차라리 팔 하나 잘리고 해방되길 바라기도 한다"고도 했다.



민심이반 우려해 경제 살피지만 한계 뚜렷



김정은의 올해 경제분야 공개 활동은 일곱 차례로, 2020~2024년 같은 기간 평균(3.8회)의 두 배에 가깝다고 통일부는 분석했다.

경제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민심 이반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인데, 정작 치적 홍보를 위한 '1호 사업'인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건설된 공장들은 정상 가동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위성 분석 결과 상당수 공장의 가동 징후가 식별됐지만, 본격적인 가동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준공식 당일 5시간 가동 뒤엔 본격적인 생산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북한 내부 소식통의 전언도 공개했다.

완공된 평양 종합병원의 전경,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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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완공된 평양 종합병원은 외견상 삼성서울병원과 같은 국내 상급종합병원 규모로 보이지만, 아직 의료 설비를 채워넣지 못한 것으로 통일부는 판단했다. 러시아와의 보건·의료 협력을 통해 오는 10월 10일 개원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북한은 오는 4월 열리는 평양 국제마라톤 코스에 당초 빠져 있던 평양 종합병원을 포함시키는 등 선전에 활용하려는 의도도 드러냈다.



김정은 드라이브 배경엔 '러시아 특수'



통일부는 북한의 건설 드라이브 뒤에는 '러시아 특수'가 있다고 봤다. 북한이 파병 등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얻은 경제적 이익이 북한 1년 예산의 30%에 해당하는 30억 달러(4조3941억원) 정도 된다는 전문가들의 추정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북한은 한동안 소원했던 중국과도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통일부는 올해 들어 추진되고 있는 나선지역 중국인 단체 관광, 2014년에 완공됐으나 방치 중인 신압록강대교의 북측 구간 공사 재개 등을 근거로 꼽았다. 통일부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는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 북측 지역에서 세관시설 관련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이 담겼다. 면적은 약 5만2000평(17만1900㎡)으로, 북·러 간 두만강 화물터미널의 3.7배 규모라고 한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 개설 움직임. 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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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통일부는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과 대집단체조 개최를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정영교·이유정·이근평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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