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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HBM 6세대) 시장을 놓고 전쟁의 막이 올랐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HBM4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먼저 치고 나온 것은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는 HBM4 샘플을 가장 발 빠르게 고객사에 넘겼다. 공급 시점을 6개월 앞당겨달라고 요청했던 엔비디아와의 약속을 지켜낸 셈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4에 대한 양산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잡고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HBM은 인공지능(AI) 붐과 함께 개막한 시장으로 최대 고객사는 엔비디아로 꼽힌다. 엔비디아를 잡는 곳이 승기를 쥘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시장을 주도하며 선두를 달려온 곳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HBM3(HBM 4세대)를 시작으로 2024년 HBM3E(HBM 5세대) 8단, 12단도 업계 최초 양산에 연이어 성공했던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양산 준비 또한 하반기 내로 마무리해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작년 11월 'SK AI 서밋 2024' 행사를 통해 "지난번 젠슨 황과 만났을 때 HBM4 공급을 6개월 당겨달라고 했다"며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보면서 '가능하겠냐'고 물었더니 최대한 해보겠다고 하더라"고 언급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당초 HBM4 양산 예정 시점은 내년이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4 시장에서도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진즉부터 'SK하이닉스-TSMC-엔비디아'로 이어지는 삼각동맹을 구축해 놓은 바 있다. 이전까지는 베이스 다이(Base Die)를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메모리 제조사에서 직접 만들었지만 HBM4부터는 미세 공정이 필요해 파운드리 선단 공정이 활용된다. 베이스 다이는 GPU와 연결돼 HBM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글로벌 1위 기업인 TSMC와 손잡은 이유다. 베이스 다이를 생산하는데 초미세 공정을 적용하게 되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 등 고객의 폭넓은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HBM을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작년에는 올해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겠다며 당초 계획을 6개월 정도 앞당겼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그간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으로 이어지는 '턴키 솔루션'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고수해왔던 것에서 외부와의 협업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실적발표 당시 "커스텀 HBM은 고객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베이스 다이 제조와 관련된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내·외부에 관계 없이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BM4는 적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적과의 동침 마저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결연한 각오를 보여줬다.
한편 또 다른 경쟁사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HBM4 양산 시점을 2026년으로 정하고 TSMC와의 협업을 통해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에는 TSMC 회장을 지낸 류더인을 신임 이사로 영입하는 등 HBM4 역량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단비 기자 2234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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