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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목)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70세에 마라톤 풀코스 완주… 인생의 버킷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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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용찬 원장이 서울 중구 삼일대로 피트니스101트레드밀 위를 달리고 있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마라톤 풀코스를 43회 완주했던 그는 만 70세가 되는 올해 풀코스 완주를 버킷리스트로 만들어 다시 달리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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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1982년 미스터코리아 출신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다시 마라톤 훈련을 시작했다. 만 70세가 되는 올해에 다시 마라톤 42.195km 풀코스 완주를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 마라톤에 입문해 2017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27분28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울 때까지 풀코스를 43회 완주한 ‘철각’이었다. 이후론 마라톤보다는 사이클과 트레킹을 즐겼다.

“2017년까지 마라톤 풀코스 330(3시간 30분 이내 완주) 등의 기록에 도전하면서 다소 진이 빠졌어요. 330에 7번 도전해 성공한 순간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버렸어요. 기록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각오였죠. 원래는 310(3시간 10분 이내)도 꿈꿨었는데 포기했죠. 1년에 하프코스 1∼2회 가볍게 달리며 즐기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산을 오르고 사이클을 타다 보니 달릴 기회가 줄었고, 나중엔 아예 달리지 않았죠. 그러다 지난해 나이 일흔을 앞두고 20년 가까이 빠져 지냈던 마라톤 풀코스에 다시 도전하고 싶어졌죠. 그런데 역시 마라톤은 쉽지 않아요.”

트레킹과 사이클을 즐기며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했는데도 고령이다 보니 조금만 무리해도 무릎에 통증이 왔다. 당초 16일 열린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려 했지만 훈련 부족으로 포기했다. 그 대신 다음 달 13일 열리는 대회 하프코스에 출전한다. 그리고 올해 안에 풀코스 완주라는 버킷리스트를 완성할 계획이다.

창 원장이 처음 달리기 시작한 건 망가진 몸을 되살리기 위해서였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1992년부터 대한보디빌딩협회에서 보디빌딩 발전을 위해 일했다. 운동은 하지 않고 과한 음주에 업무 스트레스까지 겹쳐 3차례나 쓰러져 119에 실려 가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달리기 시작한 이유다. 달리기로 건강을 회복한 뒤 사이클, 트레킹도 즐겼다.

한창 달리기에 빠졌을 땐 100km 울트라마라톤을 12회 완주했다. 산과 극지도 달렸다. 강북 5산 종주 산악마라톤인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48km를 3년 연속 달렸다. 2005년 사하라사막마라톤(이집트), 2006년 고비사막마라톤(중국·마스터스부 우승), 2008년 아타카마사막마라톤(칠레)을 각각 250km 달렸다. 남극마라톤까지 달려야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데 남극은 달리기에 별 재미가 없다고 보고 안 갔다. 남극마라톤은 일정 거리를 계속 반복해 250km를 달려야 한다.

2013년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ABC) 트레킹을 다녀왔다. 2016년부터 2년 연속 대관령 50km 트레일러닝을 완주했다. 2017년 울트라트레일몽블랑(UTMB) 158km 트레킹, 2018년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 5550m 트레킹을 다녀왔다.

“산에 가면 자유인이 된 것 같아요. 흙길이 있고 나무와 풀, 돌, 바위…. 시각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로웠죠. 마라톤하고 트레일러닝은 힘들지만 특정 거리를 완주한 뒤 얻는 쾌감이 좋았죠. 보디빌딩 선수로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린 뒤 느끼는 감정이랄까요.”

2010년부터 타기 시작한 사이클은 새 세상이었다. 마라톤은 기껏해야 시속 12∼13km로 달리지만 사이클은 빠를 땐 시속 40km 정도로 달릴 수 있어 스피드를 즐길 수 있었다. 하루 100∼200km도 달릴 수 있다. 지역을 정하고 타고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오는 재미도 쏠쏠했다. 건강 증진과 맛집 탐방을 동시에 할 수 있다. 4대강 등 전국을 질주했다. 제주 둘레길도 여러 차례 돌았다.

창 원장은 이렇게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운동과 달리기를 5 대 5 비율로 하루 90분씩 주중 4회 한다. 주말에는 서울 안산이나 남산을 달리거나, 사이클 장거리 라이딩을 한다. 창 원장은 근육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년 이후엔 근육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20세 후반부터 매년 근육이 줄어드는데 나이 들면 그 감소 폭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활기차게 살기 위해서는 심폐지구력도 중요하죠. 심장과 폐가 튼튼해야 어떤 운동을 해도 지치지 않으니까요. 근육운동과 유산소운동, 두 운동을 조화시켜서 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제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실행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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