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생활 인구 조사
강원 양양군 서피비치. /서피비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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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여름 휴가철에 강원도 양양군, 고성군 등 해변 도시, 그리고 평창군, 정선군 같은 캠핑 도시로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이 지갑을 열면서, 작년 8월 네 지역을 포함한 강원도 내 인구 감소 지역의 전체 카드 사용액 중 관광객 등 방문자들의 카드 사용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66.7%에 달했다. 지역 소비의 3분의 2를 지역 주민이 아닌 외부인이 책임졌다는 뜻이다.
27일 통계청은 ‘2024년 3분기 생활 인구 산정 결과’에서 작년 8월 강원도 내 인구 감소 지역에 해당하는 12개 시·군·구의 체류 인구는 562만4000명으로, 지역에 거주하는 내·외국인 등록 인구(47만7000명)의 11.8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체류 인구는 해당 지역에 하루에 3시간 이상 머무른 날이 한 달에 1일 이상인 인구로, 관광객, 통근자, 도시에 기반을 둔 ‘세컨드홈’ 거주자 등을 가리킨다. 통계청 관계자는 “수도권 피서객들이 접근성 높은 강원도 해수욕장과 캠핑장 등으로 몰리며, 관광객을 중심으로 생활 인구가 크게 늘었고, 이들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도 커졌다”고 했다. 생활 인구는 등록 인구와 체류 인구를 합한 개념이다.
◇‘서핑 성지’ 양양, 체류 인구가 등록 인구 28배
서핑과 해변 클럽 등을 즐기려는 청년들로 붐비는 양양군이 여름철 관광 특수를 누린 대표적 사례다. 작년 8월 양양군의 등록 인구는 2만7578명이었지만, 관광객 등 체류 인구는 그보다 28.2배나 많은 79만1737명에 달했다. 그 결과 생활 인구는 80만명을 넘겼다. 인근 고성군도 해수욕장으로 피서객이 모여들며 체류 인구가 등록 인구의 24.6배에 달했다. 대학생들의 MT(멤버십 트레이닝)촌으로 유명한 경기 가평군도 작년 8월 등록 인구의 22.4배인 149만9151명이 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픽=양인성 |
이 같은 대표 휴양지들 외에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인구 감소 지역마다 방문객이 모여들었다. 전국 89개 인구 감소 지역 생활 인구는 작년 1월 2274만여 명에서 작년 8월 3361만여 명으로 1000만명 넘게 불었다. 같은 기간 인구 감소 지역의 등록 인구는 490만여 명에서 489만여 명으로 줄었지만, 관광객 등 체류 인구가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관광객 1인당 소비액은 정체
전문가들은 지역 경제에 관광객 등 체류 인구의 소비를 더 늘리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방문객 맞춤형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작년 8월 강원도 인구 감소 지역의 체류 인구 가운데 29%는 관광 목적으로 방문한 4일 이하 ‘단기 숙박객’이었지만, 수도권은 이 비율이 6.5%에 그쳤다. 반대로 체류 인구 가운데 대도시에 집을 두고 인구 감소 지역으로 통근·통학하는 이들의 비율은 강원도의 경우 7.4%에 불과했지만, 수도권은 36%나 됐다.
차미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활 인구의 숫자 자체를 늘리는 것을 넘어서, 질적으로 지역별 생활 인구의 특성을 분석해야 한다”며 “우리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이 60대 ‘4도3촌(4일은 도시에서 3일은 농촌에서 생활)’하는 주말 농부인지 20대의 장거리 통근 직장인인지 따져 보고, 그에 맞춘 지역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등록 인구와 체류 인구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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