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시위 진압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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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 중인 튀르키예 당국이 외국 언론인들을 체포하거나 추방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당국은 최근 이스탄불에서 시위를 취재하려던 스웨덴 언론인 카이 요아킴 메딘을 체포했다.
튀르키예 앙카라 검찰청은 메딘이 대통령 모욕과 테러조직 가입 등 혐의로 기소돼 투옥된 채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튀르키예 검찰은 2023년 1월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 바깥에서 진행된 시위와 관련한 수사의 일환으로 메딘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시위는 튀르키예를 상대로 무장 투쟁 중인 쿠르드족과 연대를 표방한 '로자바 스웨덴 연대 위원회'라는 이름의 단체가 진행한 것으로, 에르도안 대통령 모습의 인형을 가로등에 거꾸로 매달아 튀르키예 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
튀르키예 검찰은 메딘이 2014∼2017년 쿠르드족이 다수 거주하는 시리아와 이라크, 튀르키예 동남부의 분쟁 구역에서 취재를 한 경력이 있다는 점도 언급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지만 메딘이 소속된 스웨덴 일간지 다겐스 ETC 측은 튀르키예 측이 제기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다겐스 ETC의 안드레아스 구스타브손 편집국장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메딘은 잘못된 일을 한 적이 없으며 기자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튀르키예 당국의 공격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튀르키예 당국은 지난 26일에도 이스탄불에서 시위 상황을 취재하던 영국 BBC 방송 특파원 마크 로웬을 일시 구금했다가 추방했다.
언론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자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DMM)는 "공보국에 통보하지도, 취재허가를 받지도 않고 보도를 했기에 행정조처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튀르키예에서는 차기 대선에서 22년째 장기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과 경쟁 가능한 유일한 야권 후보로 꼽히는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이 23일 갑작스레 연행돼 구금된 이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를 생중계하거나 이마모을루 시장이 소속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측 인사를 출연시킨 현지 방송사들은 방송정지 처분을 당하거나 벌금이 부과됐다.
한편 일마즈 툰츠 튀르키예 법무장관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의 이중잣대를 거부한다"면서 튀르키예가 야권과 언론을 탄압한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는 '오해와 편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상배 기자(la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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