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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수)

“탄핵 기각”…돌아온 한덕수의 ‘일주일’, 어떻게 보냈나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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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면담 후 직무 재개
경북 산불 현장 찾고 NSC 개최도

연일 대내외 현안 챙기고 있지만,
美 관세폭탄 예고에 野 압박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직무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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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자리를 떠났던 한덕수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직에 복귀한 지 엿새째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정국이 소란스러운 것은 물론,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자 한 대행이 연일 진두지휘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27일 국회에서 탄핵소추됐던 한 대행은 87일 만인 이달 24일 오전 헌재의 선고 결과 발표 직후 곧바로 직무에 복귀했다. 헌재의 선고 20여분 만에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한 한 대행은 곧바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20분간 면담했다.

한 대행이 직에서 물러난 기간에는 정부조직법에 따라 그다음 승계 서열인 최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왔다. 두 사람은 주요 국정 현안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한 대행은 같은 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 산불로 큰 피해가 난 울산 울주군과 경북 의성군, 경남 하동군 등 3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피해자 지원을 위한 범부처 차원의 조치가 이뤄진다.

오후 중에는 직접 경북 의성군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방문하기도 했다. 한 대행은 임상섭 산림청장으로부터 산불 진화·대응 상황을 보고받았다.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주민대피소도 방문,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며 지자체와 관계 부처에 부지런한 대응을 지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상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국무총리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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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첫날밤에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까지 개최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 자리에서 “미국 신(新) 행정부와 외교·국방·경제·안보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적시에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각 부처에 주문했다.

이튿날인 25일 오전에는 통상관계장관 간담회가 개최됐다. 한 대행은 그간 경제부총리가 주재해오던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국무총리 주재의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로 격상시켰다.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 증가에 대한 대응력을 제고하자는 차원이다.

간담회에는 최 부총리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성태윤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한 대행은 이날 대미(對美) 협의 진행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26일에는 산불방지 긴급 대국민 담화가 있었다. 한 대행은 “역대 최악의 산불에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로 맞서고 있으나, 상황은 심상치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도 역시 담화문 발표에 앞서 한 대행 주재로 중대본 회의가 이뤄졌다.

주 후반인 27일과 28일에도 한 대행의 업무는 숨 쉴 틈 없이 이어졌다. 27일에는 경제6단체장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 우리 기업 이익 보호를 위한 ‘맞춤형 기업지원’을 약속했다. 산불 사태에 의한 이재민 구호와 지원도 차질 없이 챙길 것을 행정안전부에 틈틈이 지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피격 실종자 수색 도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 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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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고, 국제사회와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감히 대한민국을 넘볼 수 없도록 안보 태세를 확고히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훈 가족과 참배객에 대한 격려도 놓지 않았다.

한 대행이 연일 국정 현안에 매진하고 있지만, 대내외 정세가 안정적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헌재의 선고를 앞두고 정치권의 대립이 첨예한데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며 야권이 연일 압박하는 상황이다.

또 내달 2일에는 미국 정부가 자국에 고관세를 부과하는 15개국 ‘더티(Dirty) 15’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더티 15로 지정된 나라에는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한국도 이에 포함될 나라로 거론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주말 동안 한 대행을 주축으로 외교·통상당국이 미국 정부와 접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주미대사 출신인 한 대행이 직에 복귀함으로써 윤 대통령 부재에도 급한 대로 대미 협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더티 15 발표 발표가 이뤄질 즈음 한 대행은 국내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총수와 회동도 진행한다. 미국의 상호관세를 포함한 통상 이슈 대응 방안을 민관이 함께 모색하자는 차원이다. 총리실 등에 따르면 구체적 일정은 현재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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