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공무원은 진화작업 투입…구조 공백 생겨
[앵커]
큰불이 휩쓸고 간 경북 안동의 한 개 사육장에선, 주인이 철창문을 잠근 채 홀로 대피하면서 갇혀 있던 개 700마리가 그대로 타 죽었습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7마리는 불똥에 상처를 입은 채 개울가에서 버티고 있었습니다.
이은진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그을리다 못해 종이처럼 구겨진 농장 컨테이너, 탄내와 썩는 듯한 악취가 진동합니다.
산불이 안동을 휩쓸고 간 지난 25일, 이곳 개 사육장 주인은 개들을 가둬둔 채 혼자서 몸을 피했습니다.
철창 안에 있던 700여 마리가 그대로 불에 탔습니다.
사체 더미 옆 가까스로 살아남은 개 얼굴엔 불똥 튄 자국이 선명합니다.
이제서야 나타난 사육장 주인은 살아남은 7마리라도 팔려고 다시 왔다 했습니다.
[사육장 주인 : 산에서 굶어 죽느니 차라리 식용으로 가버리는 게 낫잖아.]
불이 다시 번질지 모르는 상황, 사람도 개도 이대로 두기엔 위험했습니다.
철창 밖으로 겨우 첫 발을 내딛은 개들 숨은 아직도 뜨거웠습니다.
[윤일용/수의사 :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안쪽에 있는 폐나 기관지 이런 것들이 화상을 입다 보니까, 사실 이 애들은 거의 기적이죠.]
자원봉사자가 나서 개들을 구하는 동안, 구조 책임이 있는 지자체 동물보호 담당 공무원들은 산불 진화 작업에 동원됐습니다.
[안동시 관계자 : 지금 직원들이 다 산불 진화하고 거기에 빠져 있어 갖고…1번이 인명이거든요, 그리고 2번이 문화재거든요.]
이번 경북 산불로 죽은 소와 돼지만 2만 마리가 넘습니다.
반려동물 피해는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역대 최악으로 꼽힌 이번 산불, 스스로 탈출하거나 도움 청할 길 없는 동물들에게도 가혹했습니다.
[화면출처 루시의 친구들]
[영상취재 김준택 장후원 / 영상편집 김영석 김지훈]
이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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