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에 전국 유일 무비자 입국 허용되는 제주 예의주시
'여행객 분산 불가피' 우려와 '중국 관광 수요 회복' 기대 공존
제주 면세점 찾은 중국 단체관광객 |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정부가 3분기 중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 비자 면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제주 관광업계가 지역 관광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30일 제주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오는 3분기 중 전담여행사가 모집한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 비자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다음 달께 시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가 공식화되자 제주지역 관광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4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90만5천696명 중 중국인 관광객은 72.5%인 138만3천13명으로 집계됐고, 올해 1월 기준으로도 80% 에 달했다.
이어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10만3천288명, 2021년 6천381명, 2022년 9천891명으로 또다시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2023년 41만535명으로 증가해 지난해는 138만3천13명으로 다시 100만명대로 회복했지만, 여전히 한한령 이전 수준으로는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용두암 찾은 중국 단체관광객 |
한 편에서는 제주도가 독점적으로 누리고 있던 무비자 혜택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제주 여행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가뜩이나 찬 바람이 부는 제주 관광업계에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도 정작 유커가 오더라도 서울과 제주를 함께 여행하는 경우가 많아 면세점 쇼핑은 대부분 서울에서 하는데, 비자 면제 조치가 전국 단위로 시행돼 단체관광객이 분산되면 오죽하겠냐"고 걱정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무비자 혜택이다. 개별 관광 흐름으로 많이 변화했다고 해도 단체 관광 수요는 여전하다"며 "특히 이번 조치로 각 지자체가 인센티브 제공 등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 텐데 단체관광객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얼어붙었던 한중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 속에 이뤄진 이번 조치가 중국인들이 한국을 관광지로 선택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덩달아 제주를 찾는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 명동거리 모습 |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이 지난해 11월 한국 등 9개국의 일반 여권소지자를 대상으로 올해 연말까지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고, 우리 정부가 이번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해 한시적 무비자정책으로 화답한 모습이어서 중국인 관광객 시장의 파이 자체가 커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이번 조치를 계기로 코로나19 이후 침체한 중국 관광 수요가 전과 같이 회복된다면 제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제주 이외 도시와 제주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단체 여행 상품 개발 등 새로운 콘텐츠 발굴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제주시 노형동의 모 여행사 대표는 "이미 중국에서 단체여행 비자를 받기도 쉽고 한국 단체여행 선호도도 낮아져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제주시 연동 한 숙박업소 대표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절정이었을 당시 내국인 관광객은 제주 방문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 수는 감소할 수 있지만 오히려 내국인이나 다른 나라 관광객을 유치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서귀포시 A 특급호텔 관계자는 "카지노가 없는 호텔의 경우 특급호텔이라도 외국인 고객 비중은 2% 수준"이라며 "게다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경우 중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에 묵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하고 돌아가는 편이라 이번 조치에 대해 크게 신경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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