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미래산업'에 진심인 현대차, 투자 난항에도 통 큰 투자 나선다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자율주행 기술 전문기업 모셔널(Motional)의 수년에 걸친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시험 절차를 통해 탄생한 '아이오닉 5 로보택시'의 모습/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해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이 지난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투자에 실패한 셈인데, 현대차는 이러한 우여곡절에도 미래산업에 과감히 투자해 성장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30일 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가 보유한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 '아이오닉 머티리얼스(Ionic Materials)'의 지분 1.43%, 93만9628주가 지난해 모두 소멸했다. 아이오닉 머티리얼스가 지난해 6월 운영을 종료하면서다.

앞서 현대차는 2018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499만9995달러(당시 한화 56억2700만원)를 투자해 아이오닉 머티리얼스 지분 3.38%를 확보했다. 아이오닉 머티리얼스는 전기차 배터리 혁신 기업으로 이름을 알리며 현대차 외에도 르노, 닛산, 미쓰비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연이은 투자를 받았던 업체다. 두산과도 2023년 4월 '액정 고분자(LCP)'를 적용한 고기능 첨단 소재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오닉 머티리얼스가 경영난에 문을 닫게 되면서 현대차는 6년 만에 손실을 보게 됐다. 폐업 직전 아이오닉 머티리얼스의 당기순손실은 306억원에 달했다. 같은 시기 현대차는 미국 음성 인식 전문 인공지능 기업 '사운드하운드(Sound Hound)'의 보유 지분도 전량 처분했는데, 이를 통해 104억원에 달하는 실현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처분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운드하운드는 지난해 1161억원가량 당기순손실을 낸 곳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지분을 전량 처분한 기업들은 △아이오닉 머티리얼스 △사운드하운드 △씨에이테크 △아이씨티케이홀딩스 △울룰로 등 5개다. 성장세가 불투명한 기업의 경우 과감히 투자를 철회하고 성장성 높은 기업에 집중하는 현대차의 투자 방향성이 드러난다.

현대차가 투자 중인 다른 미래산업 관련 기업 상당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오닉 머티리얼스와 비슷한 시기 지분을 확보한 '솔리드파워(Solid power)'의 경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63억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나타냈다. 현대차가 2019년 투자한 자율주행기업 '오로라(Aurora)'도 평가이익만 170억3900만원이다. 2021년 투자한 양자 컴퓨팅 업체 '아이온큐(IonQ)'는 276억이 넘는 평가이익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수소버스 충전소 업체인 '코하이젠'의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350만주를 176억8300만원에 인수해 지분율을 기존 9.05%에서 47.26%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기업 자회사인 모셔널의 지분을 6067억원 가량 추가 매입, 지분율을 25.81%에서 34.39%까지 확대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5일 미국 백악관에서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계획에서 미국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 4년간 63억 달러(9조27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 자율주행, 로봇, AI, AAM 등 미래 신기술 관련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다이나믹스, 슈퍼널, 모셔널의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