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재배치로 조직 효율화, '삼성=디자인' 가치 찾아
지난 28일 중국을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가 디자인 인력을 일부 타 부서 및 직군으로 전환 배치하면서, 전사 디자인 전략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 인력 운영 조정을 넘어, 시장에서 지적 받고 있는 삼성의 제품과 브랜드 등 디자인 정체성 통합을 위한 체질 변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잇따른 '디자인 논란'… "혁신 필요한 시점"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부에서도 디자인 혁신 관련 문제 의식이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력 이동으로 디자인 부문 인력을 기존 업무와 큰 관련이 없는 영업 등으로 재배치를 한 것으로 안다"며 "비대해진 조직을 효율화하고, 인력 구조 등을 살펴봐 더 나은 디자인 성과를 내기 위한 조치 같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제품 디자인, 마케팅 등 디자인 전 부문에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대표적으로 해외 정보기술(IT) 매체는 지난해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공개된 시계 형태의 신형 웨어러블 제품인 '갤럭시 워치 울트라' 시리즈와 무선 이어폰을 두고 "경쟁사를 따라했다"고 비판했다.
■ '조직 정예화'로 故이건희 유산 잇는다
이에 다시 '디자인 파워'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 및 경쟁력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디자인 경영의 시작에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있다. 이 선대회장은 1993년 신경영을 외칠 때부터 디자인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당시 "디자인 같은 소프트한 창의력이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자 21세기 기업 경영의 최후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6년에는 "디자인을 제품을 기술적으로 완성한 뒤 거기에 첨가하는 미적 요소 정도로 여겨선 안 된다"며 '디자인 혁명'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변화는 이 회장이 최근 임원 교육에서 수차례 강조한 '혁신'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전사적인 체질 개선과 위기 대응을 주문했고, 디자인 조직 역시 변화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가전, 스마트폰 등 경쟁사도 디자인을 핵심 자산으로 다루고 있는 만큼 삼성 역시 이에 발맞춘 조직 정비에 나서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삼성은 디자인 하나로 시장 판도를 바꿨지만 최근엔 제품 간 정체성 일관성 부족에 대한 지적이 나오거나, 중국 등 글로벌 기업들도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번 움직임은 삼성의 디자인 조직을 다시 전략 중심에 올려놓으려는 포석으로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조은효 기자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