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8인 체제 때 국회에 공개서한…이례적 입장 밝혀
법조계 “헌재 존재 의미 위태” 마은혁 임명 목소리 커져
민주당 4~6선 “너무 늦다” 더불어민주당 4·5·6선 국회의원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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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결정은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되는 재판부에서 치열한 논의를 거쳐 도출되는 것이어서, 재판관 한 사람 한 사람이 9분의 1 이상의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헌법이 부여한 막중한 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조속히 재판관 선출 절차를 이행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태가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2012년 2월 이강국 당시 헌재소장이 국회에 보냈던 공개서한이 주목받고 있다. 헌법재판관 장기 공석 사태를 맞아 헌재가 ‘9인 완전체’를 갖출 수 있도록 해달라며 다른 기관에 입장을 밝힌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지금은 8인 체제에서 대통령 탄핵 결정이 계속 미뤄지고, 오는 4월18일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퇴임도 예정돼 있어 혼란이 더 심한 상황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헌재는 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내고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헌법재판관이 여야 이견 등으로 임명되지 못해 공석인 경우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이 전 소장이 국회에 공개서한을 보낸 건 재판관 1명 공석 상태가 7개월 넘게 이어지던 시점이었다. 2011년 7월 조대현 전 재판관 퇴임 뒤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이 야당 몫으로 조용환 변호사를 재판관 후보자로 추천해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지만,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이 반대하면서 임명이 무산됐다. 이에 정치적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내지 않고 헌법으로만 판단하는 헌재가 8인 체제로는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며 타 기관에 이례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소장은 서한에서 “계속 지연되다가 18대 국회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며 “재판관 공석이라는 위헌적 상태의 장기화를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헌법은 법률의 위헌 결정이나 탄핵, 정당해산의 결정, 헌법소원의 인용 결정 등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재판관 공석은 단지 1인의 공백이라는 의미를 넘어 심판 결과를 왜곡시킬 수도 있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의 이념과 가치를 수호해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업무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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