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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국제음악제 문 연 임윤찬…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 첫 국내 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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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수퍼스타로 떠오른 연주자가 누구죠?” “임윤찬이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8일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연주회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하고 있다. 그는 올해 이 음악제의 상주 연주자다./통영국제음악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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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오전 11시부터 시작하는 스쿨 콘서트에 모인 통영 지역 초중고생 1060여 명이 사회자의 질문에 일제히 외쳤다. 2014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는 이 음악회에 초대받은 연주자가 피아니스트 임윤찬(21)이었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의 상주 연주자가 된 임윤찬은 잠시 후 무대로 올라와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했다. 그가 지난 2022년 미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당시 결선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은 유튜브에서 1700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반면 그가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2번을 국내에서 협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음악제 측은 전했다. 통영 학생들이 임윤찬 연주의 ‘첫 관객들’이 된 셈이었다. 스쿨 콘서트는 음악제 개막에 앞서 관객들 앞에서 최종 공개 리허설을 하는 동시에 지역 주민·학생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통영여고 1학년 김하경(16)양은 “학교에서도 연주 영상을 미리 봤는데 40여 분 내내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했다. 진남초등학교 2학년 이채아(9)양도 “임윤찬 오빠가 피아노 치는 모습이 멋있어요”라고 외쳤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임윤찬과 함께 개막했다. 첫날인 28일 오전 스쿨 콘서트와 저녁 개막 연주회에서 하루 두 차례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을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지휘 파비앙 가벨)와 협연했다. 그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은 첫 악장 도입부부터 묵직하고 강렬했다. 악보 마디와 손 마디마디에 힘이 실렸다. 반면 3악장에서는 매섭게 끊어 치거나 템포를 바짝 당기면서 긴장과 활기를 불어넣었다. 오전에는 간편한 캐주얼복, 저녁에는 말끔한 정장 차림이라는 점만이 차이였다.

이어서 30일에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독주회까지 사흘간 세 차례 무대에 섰다. 바흐의 변주곡은 첫 아리아와 마지막 아리아 사이에 서른 곡의 변주가 있는 대곡(大曲). 변주 하나하나를 일일이 분해해서 재조립하는 듯한 강렬한 개성과 독창성이야말로 임윤찬의 트레이드마크다. 다음 달 미 뉴욕 카네기홀에서도 같은 곡을 연주할 예정이어서 국내 팬들에게 미리 선보인 셈이 됐다. 올해 음악제 개막을 앞두고 임윤찬의 바흐 독주회는 58초, 라흐마니노프 협연 티켓은 1분 만에 각각 매진됐다.

티켓 예매에 실패한 팬들은 30일 독주회 직전 로비에서 ‘임윤찬 티켓 구함’이라는 팻말을 들고서 발을 동동 굴렀다. 결국 100여 명에 가까운 관객들이 공연장 복도의 대형 화면을 통해서 1시간 반 동안 임윤찬의 연주를 보기도 했다. 통영국제음악제 예술 감독인 작곡가 진은숙씨도 “하늘을 찌르는 인기에 티켓을 구하기 힘들다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놀랐다.

임윤찬은 2019년 통영 윤이상국제콩쿠르에서 당시 15세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인연이 있다. 진 감독은 “콩쿠르에서 1등에 오른 뒤 연주해서 그에게 통영은 고향이나 친정 같은 곳”이라며 “다행히 시간이 된다고 해서 초청했더니 기꺼이 하겠다고 응했다”고 했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탄생 100주년을 맞은 프랑스 작곡가이자 지휘자 피에르 불레즈(1925~2016)와 서거 30주기인 윤이상(1917~1995)의 작품들을 재조명한다. 마지막 날인 다음 달 6일에는 벤저민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으로 막을 내린다. 올해 음악제는 임윤찬이 불러일으킨 대중적 인기와 현대음악의 전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는 셈이다. 김소현 통영국제음악재단 본부장은 “한국을 넘어서 일본·홍콩·대만 등 아시아권으로 관객을 확대하는 것이 중장기적 목표”라며 “그런 목표를 준비하기 위한 발걸음을 이미 뗐다”고 했다.

[김성현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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