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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산불피해 기부금, 여긴 투명" 1300만원 쏙…'이 통장' 쓴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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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신한은행 '쏠(SOL) 모임통장'을 활용해 산불피해 기부금을 모은 사례/그래픽=김다나



    은행의 '모임통장'이 계모임·데이트통장 같은 일상적인 목적을 넘어 기부금 계좌로까지 활용되고 있다. 모임원이 되면 통장 내역을 들여다볼 권한이 생겨 기부금이 투명하게 운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 자영업자가 산불피해 기부금을 모집하기 위해 신한은행 모임통장을 활용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갈비탕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최근 경북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피해를 지원할 목적으로 신한은행의 '쏠(SOL) 모임통장'을 개설했다. A씨는 이 모임통장의 이름을 '산불피해지원 모임'으로 붙이고 기부금을 모금 중이다.

    모임통장은 일반적인 입출금통장과 달리 여러명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계좌다. 은행은 가족·친구·동호회 등 다양한 집단이 모임자금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모임통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카카오뱅크와 대형 은행(KB국민·하나·우리·NH농협)에 이어 지난달 쏠 모임통장을 선보였다.

    현재 A씨의 쏠 모임통장에는 약 1300만원이 입금됐다. 모임원으로는 A씨를 포함해 49명이 참여했다. A씨는 자신이 속한 자영업자 단체대화방 등을 통해 기부를 독려하면서 "1만원은 우리에게 소중한 돈이지만 지금 고통받고 계신 분들께는 더 절실하고 감사한 돈일 것"이라며 "모임통장에 가입하고 싶으신 분들은 간단하게 가입하실 수 있으나 가입하지 않으셔도 입금이 가능하므로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A씨는 기부금을 투명하게 운용하기 위해 모임통장 개설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모임장이 공유한 링크(URL)를 받은 사람은 모임통장의 모임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데, 모임원이 되면 통장의 입출금 내역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모임통장은 주로 계모임·데이트통장 등 일상적인 목적으로 많이 이용되지만 이런 투명성이 장점으로 작용해 기부금 모집을 위해 쓰였다.

    특히 신한은행의 모임통장은 편의성이 커 기부금 모집 같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목적에 적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은행은 모임통장의 모임원이 되려면 앱(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회원가입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그러나 신한은행 모임통장은 앱이 없어도 초대 링크를 눌러 모임통장 참여에 동의만 하면 모임원이 될 수 있다. 회원가입도 따로 필요치 않다.

    신한은행은 모임통장 후발주자임에도 편의성을 극대화해 쏠 모임통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쏠 모임통장의 누적 가입자수는 출시 39일 만에 32만4000명을 기록했다. 모임통장을 유행시킨 카카오뱅크가 5년 동안 100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가입자가 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쏠 모임통장은 모임장이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초대 링크를 보내면 별도의 앱 설치나 회원가입 없이 모임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며 "좋은 뜻을 가진 분들이 편하게 기부금을 납부할 수 있어서 산불피해 지원을 위한 기부금도 빠르게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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