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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는 극우세력 득세와 정치 양극화의 주범으로 여겨져 왔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신념이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당파적 견해를 강화하다 보면 정치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민주주의도 흔들린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노년층에서 외려 양극화가 심각했다는 연구 등이 소개되면서 정치 양극화는 훨씬 복잡한 현상임이 드러나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정치 양극화에 대한 가설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번째, 플랫폼이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은 콘텐츠를 선별해서 제공해 이용자의 정보 수용에 편향이 발생한다는 ‘필터 버블’ 가설이다. 이용자들이 플랫폼에 오래 머물수록 기업의 이익도 커지기 때문에, 관심을 붙잡기 위해 분노·혐오·공포를 유발하는 극단적인 콘텐츠가 득세하고 자신과 같은 생각을 지닌 집단의 의견, 뉴스만을 보게 되는 ‘필터 버블’이 발생한다는 것으로 플랫폼의 책임성을 강조한다.
두번째는 확증편향과 같은 인간의 인지능력의 한계에 주목하는 접근이다. 인간은 인지능력의 한계로 진실 자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또 인지 과정에서 자원을 최소화하는 특성으로 인해 확증편향에 빠지기 쉽다. 실제 알고리즘을 변경해, 상대 진영의 이야기 등 다양한 콘텐츠에 노출될 때도 이용자의 정치적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향실 효과’로 불리는 이 이론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자신의 의견이 틀릴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성찰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최근에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인정받으려는 인간 본연의 욕망이 소셜미디어에서 이루어지는 정치판단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개인들의 정치적 판단은 진공 상태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며,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관점들을 떠올리면서 정치적 의견들을 다듬어간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는 ‘좋아요’ 수, ‘팔로어’ 수, ‘공유’ 수 등을 통해 사회적 인정을 얻는 과정을 게임처럼 만든다. 더 많은 ‘좋아요’를 확보할 때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 결과 참여의 질, 공감 또는 사회의 깊이와 같은 가치는 사라진다.
페이스북의 ‘좋아요’는 페이스북을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 기업으로 올려놓은 동력이었다. 알고리즘 투명성 못지않게 ‘좋아요’ 등과 같이 사회적 인정을 게임화하고 있는 인터페이스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 hgy421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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