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장질환은 자가면역 이상으로 인해 장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질환으로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500만 명 이상이 앓고 있으며 국내 환자 수 역시 꾸준히 증가 추세다. 특히 이 질환은 10~30대의 젊은 층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사회적·심리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증상이 시작되면 일상에 불편을 초래할 뿐 아니라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염증성장질환의 주요 증상과 원인 및 치료법은 무엇일까. 소화기내과 신승용 교수(중앙대 광명병원)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자세히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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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장질환의 두 가지 대표 질환, 차이점은?
염증성장질환은 면역체계가 장을 잘못된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면서 염증이 반복적으로 생기는 병이다. 앞서 언급한 장동민은 궤양성 대장염을, 미스터비스트와 윤종신은 크론병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바 있는데, 이 두 질환은 증상이 유사해 보이지만 염증의 범위, 발생 시기, 합병증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서 염증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으로, 보통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 신 교수는 "염증이 심할 경우 설사, 복통, 출혈, 장 천공 등의 나타날 수 있고 반복적인 염증과 궤양으로 인해 장이 좁아지면서 소화 흡수 장애, 체중 감소가 동반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장에 생긴 누공이나 천공 때문에 복강 내 농양이 발생할 수 있고 이 밖에도 치열, 치루, 항문 주위 농양 등 여러 항문 질환이 함께 동반되기도 한다.
염증성장질환은 과거 서구권에서 주로 발병하던 질환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도 발병률이 크게 늘며 주목받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환자 수는 2017년 약 6만 명에서 2021년 8만 명으로 5년 새 3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의 원인과 발병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신승용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 정제당과 지방산, 인공감미료, 패스트푸드, 육류 섭취 증가와 같은 요인은 염증성장질환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흡연은 염증성장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흡연이 염증성장질환의 일종인 궤양성 대장염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 2월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20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했을 시 비흡연자에 비해 궤양성 대장염 발병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간접흡연을 포함한 흡연은 폐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고 크론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스트레스와 장내 미생물의 변화도 염증성장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스트레스는 면역 기능을 교란시켜 장내 염증 반응을 촉진할 수 있으며,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무너지면 장 점막의 방어 기능이 약해져 염증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항생제의 과용, 불규칙한 식습관, 수면 부족 등은 장내 미생물 구성을 변화시켜 질환의 악화를 유도한다는 보고도 있다.
염증성장질환은 과민성대장증후군(IBS)과 초기 증상이 비슷해 오인되기 쉽다. 대부분의 장 질환은 복통, 설사, 복부 불쾌감 등의 공통 증상을 겪기 때문이다.
두 질환의 가장 큰 차이는 '실제 염증의 존재' 여부다. 신승용 교수는 "염증성장질환은 소장 또는 대장에 실제로 염증이 존재하지만,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장 기능의 이상으로 증상이 발생하며, 내시경상 염증이나 궤양이 관찰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질환 모두 복통, 설사를 유발할 수 있지만 그 양상이 조금씩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염증성장질환의 경우 복통이 심하고 지속적인 반면, 과민성대장증후군에서는 복통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며 배변 후 통증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장에 구조적인 손상이 없어 혈변이 나타나지 않으며, 드물게 점액이 동반될 수는 있지만 비교적 가벼운 양상을 보인다. 반면, 염증성장질환은 장 점막의 염증으로 인해 혈변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두 질환의 또 다른 차이는 체중 변화 유무다. 염증성장질환은 장의 흡수 기능에 장애가 생기기 때문에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체중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두 질환은 원인과 치료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이 중요하다. 자칫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염증성장질환이 만성화될 수 있으므로 복통과 설사가 지속된다면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염증성장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내시경 및 영상 검사가 기본이며, 혈액 검사와 분변 검사를 함께 시행한다. 신승용 교수는 "특히 분변 칼프로텍틴 검사는 장관 내 염증 정도와 내시경 활성도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검사다"라고 설명했다. 분변 칼프로텍틴 검사는 염증성장질환을 진단하거나 감별할 때 사용하는 비침습적 검사다. 환자의 대변을 채취해 칼프로텍틴 수치를 측정하고 장 내 염증 여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치료는 약물요법이 기본으로 5-ASA(아미노살리실산),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항생제, 생물학 제제, 소분자 제제 등이 사용된다. 신 교수는 "약제의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는 질병의 형태와 침범 범위, 중증도에 따라 달라진다"라면서 "치료 반응 평가는 보통 치료 시작 후 3~6개월경에 시행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환자와 상태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염증성장질환은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완치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염증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장기적인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 신 교수는 "증상이 나아졌다고 해서 장 내부 염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닐 수 있다"라며 "염증은 언제든지 다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약물을 중단하거나 정기 검진을 소홀히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염증성장질환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으면 일반인과 다름없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라며 "위축되기보다 자신감을 갖고 질환 관리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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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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