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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신청하며 M&A 추진하는 발란…인수전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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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실리콘투 투자서 기업가치 294억…2023년 대비 10분의 1 수준

티메프 사태 후 e커머스 투자↓…버티컬 플랫폼 경쟁력 하락 '관건'

(발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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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명품 플랫폼 발란이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에 나선 가운데 인수합병(M&A) 계획안을 내놓았다. 티메프 사태 후 e커머스에 대한 투자 감소와 버티컬 명품 플랫폼 하향세 등을 고려할때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발란의 기업가치 하락으로 사모펀드나 투자자 중심으로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150억 원 규모의 투자에 나선 실리콘투 역시 주목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발란 측에 따르면 최형록 대표가 최근 법률 대리인을 선임해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달 28일 추후 정산계획안과 파트너사와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3일 만에 법정관리에 나선 가운데 기업회생 인가 전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번 주 중 매각 주관사를 지정한다는 입장이다.

당초 입장을 번복하고 법정관리와 M&A 추진에 나선 것은 복잡한 지분구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최 대표(37.6%)를 비롯해 네이버, 신한은행, 신한캐피탈 등이 주요 투자자로, 최근 실리콘투가 150억 원 중 75억 원 투자에 나서면서 지분 구조가 변경된 상태다.

발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최 대표는 최근 투자자들과 향후 사업에 대해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8개사)를 비롯해 실리콘투가 2대 주주로 나서면서 의견 조율이 복잡해졌다"면서 "일정이 지연된 이유"라고 전했다.

발란의 경영 정상화와 향후 사업성을 두고 투자자들의 판단이 관건이지만 의견 대립으로 투자 확보가 막히면서 법정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실리콘투의 경우 미정산 사태가 불거진 후 추가 투자(75억 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회사 측은 "법정관리로 추가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발란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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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10분의 1·버티컬 경쟁력 하락…법정관리로 낮아진 몸값 '줍줍' 전망도

명품 플랫폼 업계 1위인 발란이 매각을 공식화 하자 인수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리콘투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 294억 원으로 인정받은 가운데 법정관리에 따른 추가 하락이 예상되면서 사모펀드나 기존 투자자, 실리콘투 등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리콘투의 경우 투자 조건으로 2028년 말까지 지분 50%(1주 더한 한도)를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울 보유하고 있고, 투자금 회수를 위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실리콘투 투자 직후 미정산에 돌입, 법정관리가 일사천리로 이어지면서 트리거(trigger)가 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실리콘투 관계자는 "발란 투자는 사업 카테고리 확장 차원으로, 자사 영업이익 대비 큰 투자는 아니다"면서도 "내부적으로 지켜보고 있는 상황으로, 여러 옵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인수전 난망 예상도 나온다. 적자 수렁에 빠진 명품 플랫폼 업계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티메프 사태 이후 e커머스에 대한 투자 축소와 맞물려 M&A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발란뿐만 아니라 빅2인 트렌비(영업손실 32억 원), 머스트잇(79억 원) 등 실적은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등 명품 플랫폼의 카드 결제액은 2022년(9245억 원) 대비 지난해(3758억 원) 큰 폭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 후 e커머스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유통 업황에 따른 투자도 거의 없는 상태"라면서 "버티컬 플랫폼이 한때 호황을 누렸지만 현재 경쟁력을 잃으면서 발란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떨어지느냐에 따라 인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최형록 발란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0.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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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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