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나오고 종이 꾸러미 던질지 모르겠어요."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화그룹 관계자는 걱정을 토로했다. 주총 직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하자 주가는 급락했다. 주주들의 성난 감정이 어떻게 표출될지를 불안해 한 것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발표 일주일 전 1조3000억원 자금을 들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높은 기업들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인수하자 주주들 사이에선 "승계를 위해 자금을 동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한화는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한화오션 지분 매입, 유상증자는 경영 승계와 관련 없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며 해명에 열을 올렸다. 소용이 없었다. 논란의 당사자인 김 부회장이 직접 나서 30억원 규모의 주식을 장내 매수하고 ㈜한화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발표해도 ‘승계’란 시선은 지워지지 않았다.
이제 해야 할 일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몫이 됐다. 3조원 이상의 투자자금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일이다. 방산 호황기를 맞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조7000억원대에 달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향후 2년간 추가로 6조원대 영업이익도 기대되고 있다. 그간 해명처럼 조선해양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방산사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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