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94)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난달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꼬집으며 비유적으로 한 말이다. 버크셔 회장이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처음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발언에 무게감이 컸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이데일리 DB] |
‘한국세탁기 관세 부과’ 부작용 잊지말아야
이빨요정은 미국의 구전동화다. 아이들이 침대 머리맡에 빠진 이를 두고 자면 이빨 요정이 이를 가져가는 대신 동전을 놓고 간다는 얘기다. 실제로는 이빨요정이 아니라 아이의 부모가 빠진 이빨을 치우고, 아이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동전을 놓아 두는 것이다.
하지만 동전을 지불하는 것은 요정이 아닌 그 부모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에 그 물건을 파는 국가의 기업들이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수입품을 사는 미국 소비자가 세금을 내게 된다는 것을 버핏 회장이 꼬집은 것이다.
1년 후 시카고대와 연방준비제도(Fed) 연구팀이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관세 부과 영향을 분석한 결과, 미국 내 세탁기 가격은 대당 평균 12%, 금액으로는 86달러(약 12만6000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피해, 최소화하는 정책 우선해야
미국에서는 현재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하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대비 2.5% 오르며 13개월만에 최고치로 뛰었고, 미국 미시간대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12%나 급락하며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잘못된 정책은 항상 복잡한 이해관계, 누군가의 그릇된 야욕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다수의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배달앱의 자영업자 수수료 인상, 부동산 세금 등은 국민 대다수가 아닌 일부 계층을 겨냥한 것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결국은 대다수의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곤 한다.
이빨요정 이야기를 꺼낸 버핏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경제에선 항상 ‘다음엔 어떻게 되는 건가’란 질문을 먼저 던져야 한다”고 했다. 깊이 있는 고민과 분석 없이 내멋대로식 결정이 얼마나 큰 피해를 불러오는지, 경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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