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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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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학사일정 늦춰주는 대학들…“의대생만 특혜”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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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복귀 미미하자 ‘배려 모드’로…일부 대학은 당분간 원격수업

1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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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0개 의대 중 39개 의대 학생 대부분이 등록금 납부와 복학 신청을 마쳤지만, 의대생 수업 거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의대생 사이에서는 제적을 피하기 위해 복학했지만, ‘1번 타자’로 수업에 참여해 동료 선후배 비난을 받기는 싫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대학도 수강 신청 기간을 포함해 1학기 학사 일정을 연기하는 등 의대생이 수업에 참여해 진급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와 대학은 올해 의대생 유급과 제적 등으로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의대생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비(非)의대생 불만이 크다.

● 등록 이후 수업엔 참여 않는 의대생

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중 군 입대 대기자와 제적 2명을 제외하면 서울대 등 39개 의대 학생이 모두 등록금 납부와 복학 신청을 마쳤다. 반면 유일하게 인제대 의대 학생 370명(전체 의대생 2.5%)이 등록 거부 의사를 밝혀 제적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제대의 등록 마감 기한은 4일까지다.

이날 전국 대부분 의대에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은 많지 않았다. 의대생 대부분은 “며칠은 수업에 참여하지 말고 기다려 보자”는 반응을 보인다. 서울대 의대 학생회는 최근 간담회를 열고 학생들이 최대한 피해를 덜 받을 수 있도록 수업 복귀는 미루자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업에 참여하면 의정 갈등에 따른 대정부 투쟁을 놓았다며 의사 단체 등의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대는 의료계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커 수업 복귀율이 높으면 다른 의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 의대는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수강 신청과 시험 기간 일정을 다소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대학도 대부분 학사 일정을 미루고 있다. 많은 의대가 수업 4분의 1에 결석하면 ‘F 학점’으로 처리하고 한 과목만 F 학점을 받아도 유급된다. 대부분 대학은 그 마지노선이 지난달 28일이었다. 하지만 일부 대학은 개강 자체를 미루는 방식으로 마지노선을 2주 정도 연기했다. 학칙에 따라 1개월 무단결석하면 아예 제적하는 대학도 이미 마지노선이 지났으나 학사 일정을 연기하는 방식으로 징계하지 않고 있다.

한 수도권 대학 총장은 “학생들이 일사천리로 수업에도 들어오면 좋겠는데 속전속결은 아니다”라며 “지금은 좀 달래서 수업에 참여하게 해야 한다. 이번 학기를 늦게 마칠 수밖에 없지만 자연스럽게 복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1학기는 6월 말 끝나지만,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한다면 방학을 다소 줄여도 괜찮다는 것이다. 대면 수업을 꺼리는 학생을 위해 온라인 수업을 개설하고 출석 확인을 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 다른 학과 학생 ‘의대생에 과한 특혜’ 불만

정부와 대학이 의대생 학사를 원칙대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등록 시기를 늦춰 제적을 피하게 하고 수강 신청과 출석까지 봐주는 건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의대도 신입생은 다른 학과 학생과 함께 수강하는 과목이 많다”며 “의대생만 출석과 시험에서 특혜를 준다고 지적하면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복학 신청을 한 울산대 의대 일부 학생이 다시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자 다른 학과에서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교육부는 실제 수업에 참여하는 복귀율까지 따져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결정하기로 했다. 수업 복귀가 늦어지면 모집인원 조정 발표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 수험생 학부모는 “의대생 복귀 문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조정 여부가 계속 늦어지면 애꿎은 수험생만 피해를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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