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4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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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장 전 의원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선 자필 유서도 발견됐다고 한다. 장 전 의원과 가까운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취재진과 만나 “장 전 의원이 어제 저녁쯤 주변 신변 정리를 한 것 같다”며 “유서는 아내가 갖고 있다. 주로 가족들이나 일부 지인에게 전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부산디지털대 부총장에 재직 중이던 2015년 당시 비서 A씨를 성폭행한 혐의(준강간치상)로 고소돼 최근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고소인 측은 2015년 11월 18일 자정 무렵부터 같은 날 오전 8시까지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장 전 의원이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피해자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했지만, 장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경찰 소환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1일 한 언론 보도로 2015년 사건 당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이 공개된 후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장 전 의원은 극단 선택을 했다. 장 전 의원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고소인 측은 1일 오전 예고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피의자인 장 전 의원의 사망으로 성폭력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한 2021년 7월부터 그는 ‘원조 윤핵관’로 불렸다. 윤 대통령의 경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지만, 아들인 용준씨(가수 ‘노엘’)가 집행유예 기간 무면허 운전과 경찰관 폭행 혐의로 입건되며 경선 도중 2선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대선 막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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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2022년 3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대통령직 인수위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장 전 의원을 지명했다. 이후 장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선 작업을 주도하는 등 새 정부 출범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장 전 의원의 힘이 세질수록 대통령실과 당의 견제도 늘어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실의 대대적 인적 쇄신 과정에서 장 전 의원의 추천으로 용산에 입성한 상당수 인사가 옷을 벗었다. 윤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김기현 의원이 대표직을 사퇴하자 장 전 의원의 당 영향력도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는 당의 쇄신 요구가 분출하자 선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부턴 싱가폴과 일본 도쿄의 게이오대 등에 머물며 윤석열 정부 탄생부터 12·3 비상계엄 사태까지의 비화를 정리하는 저술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지인은 통화에서 “장 전 의원이 부산을 해양 허브 중심지로 만들 수 있는 연구 등을 하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빈소는 2일 부산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시정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런 해결 방법밖에 없다니, 진심 안타깝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피해자의 안전도 꼭 도모해 달라”고 적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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