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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의는 끝났다…쟁점 중 하나라도 ‘중대한 위헌’ 인정 땐 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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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선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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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윤 최대 충돌 사안인 ‘계엄 정당성’, 절차부터 흠결
선관위 장악 자체가 ‘반헌법적’…부정선거도 입증 안 돼
‘정치인 체포 지시’는 이견 가능성…소수의견 나올 수도

헌법재판소가 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일을 오는 4일로 공지한 것은 주요 쟁점들에 대한 숙의를 대부분 마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주요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 ‘계엄포고령 1호’ ‘군경을 동원한 국회 방해’ ‘영장 없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정치인·법조인 등 체포 지시’ 등 5가지다. 헌재가 이 중 하나라도 위헌성이 중대하다고 판단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이 가장 크게 충돌한 부분은 ‘계엄 선포의 정당성’이다. 계엄 선포 당시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가 아니었는데도 윤 대통령이 사익을 위해 권한을 남용했다는 게 국회 측 주장이다. 윤 대통령 측은 야당의 줄탄핵, 예산 삭감 등으로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이었다며 ‘경고성’으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포고령을 발표하고 국회·선관위에 군과 경찰을 투입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이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궤변으로 일관했다. 헌법재판관들은 이런 주장에 대해 “질서유지가 목적이라면 왜 건물에 병력이 들어가느냐” “국회 봉쇄 정황이 보이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느냐”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계엄은 선포 목적과 무관하게 절차적 미비점이 인정되면 헌법적 정당성을 잃는다. 헌법에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등 계엄 선포 전 지켜야 할 절차가 명시돼 있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국회 통고 등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증인으로 출석해 “통상적 국무회의가 아니었고 형식적·실체적 흠결이 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헌재는 국무회의록, 의결정족수, 회의시간 등 형식적 요건을 포함해 국무회의가 실질적으로 진행됐다고 볼 수 있는지 포괄적으로 따졌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심판 과정에서 “제가 김용현 전 장관에게 계엄군을 선관위에 보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말은 반헌법적 행위를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를 영장 없이 수색하게 한 것은 그 자체로 위헌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측이 선관위에 군을 투입한 이유로 든 ‘부정선거 의혹’은 입증되지 않았다.

‘정치인·법조인 등 체포 지시’ 부분은 재판관 의견이 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정적 단서로 꼽히는 이른바 ‘홍장원 메모’의 신빙성을 헌재가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메모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계엄 당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대상 명단을 통화로 듣고 적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은 이 메모가 신빙성이 없다며 체포 명단은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메모에 대한 견해가 갈릴 경우 재판관들은 체포조 구성 및 지시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여 전 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의 피의자 신문조서 등을 보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헌재가 윤 대통령을 파면하려면 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이 ‘인용’ 의견을 내야 한다. 일부 재판관이 기각·각하 의견이면 결정문에 소수의견이 적히게 된다. 재판관 3인 이상이 탄핵소추 사유 중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가 단 하나도 없다고 판단하면 기각,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각하된다.

법조계에선 계엄의 위헌성이 너무 뚜렷해 헌재가 만장일치로 인용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은)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를 했거나, 국민이 부여한 신임을 배신해 자격을 잃었다는 탄핵의 두 가지 기준을 명백히 충족했다”며 “만장일치로 인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재판관이 각하 의견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없는 건 아니다. 국회 측이 탄핵심판 쟁점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빼고, 헌재가 증거·증인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형사소송법을 준용하지 않은 점 등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논의가 길어진 것을 보면 소수의견 형식으로 각하 주장이 1~2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나연·최혜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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