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곳은 신청액보다 최대 736억 적어…교육 질 저하 우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2025.3.31.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해 의대 정원이 늘어난 22개 사립대 중 절반이 의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에 저리 융자 지원을 신청했으나 신청액을 모두 받은 대학은 2개 대학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대 정원을 한꺼번에 2000명 증원했지만 교육 시설에 대한 투자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애초 우려했던 의대 교육의 질 저하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사학진흥재단에서 받은 ‘2025학년도 정원 증원 의대와 부속병원 융자 신청 및 배정 현황’에 따르면 연세대(원주), 동국대, 단국대 등 11개 사립대 의대는 총 4449억6100만 원의 융자를 신청했다. 앞서 정부는 의대 정원이 늘어난 기자재와 시설 확충, 건물 리모델링 등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사립대 의대에 1728억 원을 연 1.5%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은 9개 사립대에만 지원금을 배분했고 차의과대와 아주대에는 융자해 주지 않았다. 신청액을 모두 받은 대학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뿐이었다. 차의과대는 학교 임원이 2년 이내에 감사 처분을 받은 적이 있어 지원을 못 받았다. 아주대는 대출 목적(의대 에너지 공급 설비 노후화에 따른 이전 설치)이 의대 교육과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세대 원주의대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신축 사업을 위해 1000억 원을 신청했으나 264억 원(26.4%)만 대출이 나왔다. 계명대는 부속병원 신관 건립 명목으로 400억 원을 신청했는데 34억8000만 원(8.7%)만 지원받았다. 대다수 사립대는 증원 이전 의대 정원에 맞춰 병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원이 늘어나면 본과 3, 4학년 임상 실습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수련을 위한 공간을 확충할 필요가 있어 병원 신축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 사립대 관계자는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할 때부터 교육 공간을 새로 짓는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고민이었는데 예상보다 대출이 적게 나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사학진흥재단 관계자는 “교육 여건 지원과 재정 여건 지원을 나눠 평가했는데 교육 여건 지원에 신청액이 몰려 대학별 배정액이 줄었다”며 “신관 건축은 내년도 융자 지원 사업에서 우선순위로 배정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