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관광객 감소,다이궁 의존도 증가로 수익성 악화
판매 채널 재편, 고정비 절감 등 체질 개선 가속화
국내 주요 면세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시내면세점 매장을 줄이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몸집을 줄여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2일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을 방문한 여행객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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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우지수 기자]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가 수익성 회복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지난 2020년 문을 연 시내면세점 동대문점을 오는 7월 폐점할 예정이다. 무역센터점도 매장을 축소하고 공항 면세점 운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현대면세점 측은 "중국 시장 및 소비 트렌드 변화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며 "경영 상황 개선과 적자 해소를 위해 효율화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면세업계의 구조조정은 지난 2016년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과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며 본격화했다. 외국인 단체관광객 발길이 끊기고 임대료와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에게 지급하는 송객 수수료 등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엔데믹 이후 관광객 증가에 따른 업황 회복 전망도 있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주요 면세점들은 대체로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긴 했지만 단체 관광객 중심의 대량 구매 구조 대신 개별 관광객 비중이 커지며 구매 단가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팬데믹 기간 다이궁 의존도가 높아진 점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액 3조2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성장했지만 14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도 매출액은 각각 11.9%, 6.3% 늘었지만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점포 폐점을 결정한 현대면세점도 지난해 288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지난 1일 현대면세점은 오는 7월 시내면세점 동대문점을 폐점하고 무역센터점 규모를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면세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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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단체 관광객 유치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3분기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을 예고한 상황이다. 고부가 비즈니스 단체(MICE) 유치에 주력하거나 외국계 여행사와의 제휴를 확대하는 등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단체 관광객은 개별 관광객보다 구매 단가가 높아 실적 반등을 위한 핵심 수요로 꼽힌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다이궁 대상 판매를 중단하고 개별 관광객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면세점 등도 유사한 전략 전환을 검토 중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전성기 매출액 규모를 회복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며 "영업이익을 늘리기 위해 수수료 지출을 줄이고 단체 관광객, 개별 관광객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면세점의 동대문점 폐점이 면세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고정비 절감으로 현대백화점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과도한 시내면세점 경쟁이 완화되며 타사 실적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면세점 동대문점 폐점은 연간 약 350억원의 고정비 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변화로 면세점 기업 간 경쟁이 완화돼 수익성 개선이 될 것으로 본다"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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