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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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신사업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던 ‘클라우드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소버린(주권) AI를 표방한 네이버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은 KT에 SK텔레콤이 AI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밀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 SKT, 최저 입찰가 쓰고 기술검증까지 마쳤는데 탈락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자회사인 포티투닷이 발주한 2000억원 규모의 GPUaaS 사업 수주전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KT클라우드가 계약을 따냈습니다. 구체적인 수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네이버가 1000억원 이상, KT클라우드는 수백억원 규모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수주전 규모는 200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현대차가 자율주행차를 포함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라 GPUaaS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H100 같은 고성능 GPU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아는 SK텔레콤은 이번 사업 수주전에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AI 기술 경쟁력에서 네이버와 KT에 밀린 SKT
현대차(포티투닷)가 낮은 가격을 써낸 SK텔레콤 대신 네이버와 KT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업계 안팎에선 AI 기술 경쟁력에서 SK텔레콤이 네이버와 KT에 밀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네이버는 자체 기술력을 강조하며 국내에서 AI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2021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거대언어모델(LLM)을 공개했을 정도로, AI 분야에서 국내 탑티어 플레이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현대차로부터 차량용 AI 에이전트 개발을 의뢰받기도 했습니다.
반면 SK텔레콤은 미국 GPUaaS 업체인 람다와의 협력을 통해 GPUaaS 경쟁력은 높였지만, AI 기술 경쟁력 확보 측면에선 경쟁사들에 밀렸다는 겁니다.
IT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네이버와 KT를 선택한 것은 단순히 AI와 데이터 처리를 위한 클라우드 GPU 제공 파트너를 찾은 게 아니라, 향후 AI 관련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를 고르기 위한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 사업 탈락 후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SKT
이밖에도 특수한 관계가 계약 수주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KT의 최대주주가 현대차라는 점 때문에 KT가 수혜를 봤다는 겁니다. 네이버 수주는 계약을 발주한 포티투닷의 송창현 대표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네이버랩스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는 점이 영향을 줬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런 주장은 최근 SK텔레콤 수장의 입을 통해 더욱 구체화되기도 했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자사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포티투닷 사업 수주 실패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여러가지 어려운 현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B2B(기업간 거래) 환경이 아시다시피 자기 집안을 감싸는 형태가 있다. 우리 성능과 가격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안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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