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SK가스의 석유화학 자회사 SK어드밴스드, LS MnM,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이 전력 직접구매를 검토하고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신청 후 절차가 진행 중인 SK어드밴스드 외에 복수의 기업이 직접구매를 신청했다. 한국철도공사 등 일부 공기업에서도 문의가 온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운행 노선의 85%가 전기 전용 선로라 전력 사용량이 많다. 작년 영업비용 6조6395억원 중에서 전기요금은 5796억원이었다. 코레일은 지난 2월 “사활을 걸고 전기요금 절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직접구매와 관련해 “전력 직접구매를 검토한 건 맞지만, 아직 추진하거나 확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전남 나주에 있는 전력거래소./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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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전력을 직접구매하면 전기요금이 약 10% 절감될 것으로 기대한다. SK어드밴스드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4년 전보다 80~90%가 올라 킬로와트시(㎾h)당 180원이 넘어 원가 부담이 상당하다. 이 전기요금이 계속되면 공장을 돌리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거의 모든 기업이 저렴한 전기를 구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어드밴스드 공장 전경./SK어드밴스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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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이 전기요금 인상 민감 기업 112개를 대상으로 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기업 평균 전기요금 납부액은 2022년 약 481억5000만원에서 2024년 약 656억7000만원으로 36.4% 증가했다.
전기요금의 급격한 인상은 중견·중소기업에 더 큰 타격을 입힌다. 식용 얼음을 파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4년전 한 달에 1900만원 정도이던 전기요금이 지금은 3000만원이 넘게 나온다. 매출이 20억원 조금 넘고, 고용 인원이 10명 미만인데 대기업과 같은 전기요금을 낸다”며 “대기업은 발전소를 세우고 직접구매도 시도하겠지만, 중소기업은 방법이 없다. 이 사업을 계속하는 게 맞나 싶다. 탈출할 수 있으면 탈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연간 영업이익은 700억원 정도인데, 전기요금이 최근 4~5년 사이 배 가까이 오르면서 연간 2000억원 정도를 내게 됐다. 자가발전은 물론 직접구매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국전력 영업지점./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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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전력거래소 간의 전력 직접거래는 최소 2~3개월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돼 (전력 직접구매 관련) 법적인 문제는 없고 전력 거래 개시를 위한 계량 설비 봉인과 허가 등의 실무적인 절차가 남았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전력을 다른 곳에서 사 오더라도 송전설비는 한전과 계약을 해야 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기업의 전력 직접구매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전력 직접구매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 비용이 얼마나 절감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h당 120원선인 전력 도매판매단가(SMP)는 하루에도 70~150원을 오갈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 산업부 관계자는 “판매 단가는 계속 변하고 어느 지역에서 언제, 얼마나 구매하느냐에 라 전기요금이 달라져 비용 절감 효과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한전을 통하면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직접구매는 변동성에 잘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의 경우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소비자인 기업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이지만 도매시장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그에 대한 관리계획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아직 제도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경쟁 체계를 구축하기보다 직접구매 제도를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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