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밀러 미시간주립대 교수
관세로 수입대체 수요 늘었지만
車공장 가동률 이미 80% 수준
‘공급망혼란→가격 상승’ 전망
美제조일자리 감소, 자동화 때문
관세發 일자리, 결국 소비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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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관세 정책을 밀어붙일수록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들고 공급망이 교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관세를 통해 정치적 지지를 받기는 쉽지만 경제 관점에서 볼 때는 미국의 일자리와 수출역량을 오히려 저해하고 팬데믹 당시처럼 인플레이션이 오르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미국 내 물류와 공급망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제이슨 밀러 미시간주립대 공급막 관리학 교수는 2일(현지 시간) 뉴저지시티대 주최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미국 내 전자·컴퓨터 제조업체의 47%는 수출과 수입을 동시에 하고 있다”며 “우리가 제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도입했을 때 실제로는 수출 비중이 높은 미국 내 산업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과 수출이 얽히고 설킨 공급 구조를 고려할 때 미국의 관세 정책이 오히려 미국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원자재를 수입하고 다시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데 수입 원자재에 관세를 부과하면 제품 단가가 올라가고 수출 경쟁력이 줄어든다”며 “관세를 매겨서 우리 기업을 보호하자는 논리가 사실은 미국에서 가장 강하고 가장 고임금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타격이 된다”고 말했다.
밀러 교수는 관세가 소비자 차원에서도 선택권을 제한하고 가격이 오르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밀러 교수는 “중국에서 수입 비중이 높은 노트북 컴퓨터의 경우 가격 자체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이와 달리 자동차는 가격을 너무 올릴 경우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게임 이론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체들은 가격을 올리거나 손해를 감수하는 대신) 미국에서 특정 제조사와 모델이 단종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고, 그 시점에서 특정모델은 시장의 적정가격을 벗어나기 때문에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될 것”이라며 “소비자 선택권 차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 교수는 관세로 인한 생산 차질의 결과는 인플레이션이라고 봤다. 그는 “가격 상승 압력은 커지고 있고, 자동차 업계의 마진 수준은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분을 흡수할 만한 여력이 없다”며 “그렇다면 관세 비용은 누군가에게 전가될 것이고, 과연 누구에게 가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밀러 교수는 관세로 해외 제조업 투자가 발생하더라도 결국 미국에 부메랑이 될 것으로 봤다. 이미 2018년 세탁기 관세 당시 증명됐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밀러교수는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LG와 삼성이 실제로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서 2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결과나 나왔다”며 “대신 세탁기와 건조기 가격이 12%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더 낸 비용은 15억 달러였다. 일자리 하나당 81만7000달러가 들어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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