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평 전시장에 펼쳐진 통신 결합 AI 솔루션
스마트폰 넘어 '스마트카' 등 새로운 먹거리로
연매출 20% R&D 투자, 50% R&D 인력 저력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하모니(훙멍)'를 통해 인공지능 순간 전송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화면 앞에서 주먹을 움켜쥔 뒤 옆의 기기 앞에서 손을 펼쳐 파일을 전송하는 모습. 화웨이 제공 |
스마트폰 화면에 사진을 띄운 뒤 마치 사진을 움켜쥐듯 주먹을 쥔다. 자리를 옮겨 다른 기기의 화면을 향해 손을 펼친다. 스마트폰의 사진이 감쪽같이 노트북 화면으로 순간이동한다. 화웨이가 지난 연말 출시한 '메이트 70' 시리즈에서 선보인 '인공지능(AI) 순간 전송' 기능이다.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 '하모니(훙멍)'와 자회사의 7나노(㎚) 공정 반도체를 탑재한 이 스마트폰은 중국 내에서 '미국 기술 제재를 뚫은' 상징으로 여겨진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국면에서 직격탄을 맞았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반도체와 OS 제재는 자체 개발 궤도에 올랐고, '애국 소비' 붐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은 역대 2위를 달성했다. 한때 기술 봉쇄로 고사 상태까지 갔던 화웨이는 어떻게 다시 일어섰을까. 2일, 화웨이 기술 자립의 현 주소를 볼 수 있는 베이징시 하이덴구 다빈치 전시장을 찾았다.
스마트폰 넘어 '통신+AI 솔루션'
2일 중국 베이징 화웨이 다빈치 전시장에 전기차 충전 시스템을 설명하는 모형이 전시돼 있다. 베이징=이혜미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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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약 2,117평) 넓이 전시장의 일선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최신형 전자 기기가 나열돼 있을 것이란 추측은 오산이었다. 대부분 구역은 △스마트카 △스마트시티 △스마트항만과 물류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AI를 접목한 솔루션이 주를 이뤘다. 동선의 끝에 이르러서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전자 제품이 한편에 전시돼 있다. 마치 화웨이에 있어 '스마트폰은 아주 일부'라고 말하는 듯한 구성이다.
'스마트카'는 화웨이의 떠오르는 상품이다. 주목할 점은 완성차가 아니라 스마트 제어, 자율 주행 기능, 스마트 콕핏 등 지능형 자동차 부품이나 차량용 OS가 그 중심에 있다는 것. 가령 화웨이의 '5G-V2X(차량-인프라 연동)' 기술을 활용하면 한마디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차량을 원격으로 주차하는 '스마트폰 발렛주차'가 가능해진다. 화웨이 측은 "앞으로 스마트카는 어디에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거대 휴대폰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화웨이는 이 같은 '지능형 자동차 솔루션'에서 지난해 처음 이익(264억 위안)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474.4% 성장했다. 중국 전역에서 전기자동차가 빠르게 도입된 영향이다. 흑자 전환까지 화웨이가 지능형 자동차 분야에 투입한 누적 연구개발(R&D) 액수는 300억 위안(약 6조 원)에 달한다.
화웨이가 완성차 업체와 협업해 스마트 제어, 자율주행 기능 등을 구현하는 '지능형 자동차 솔루션'이 2일 중국 베이징시 다빈치 전시장 차량 모형 안에 전시돼 있다. 화웨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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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카는 하나의 사례일 뿐, 화웨이는 이 같은 AI 솔루션을 산업별로 2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런 기술 자립을 가능케 하는 것은 거대한 R&D 투자와 인력 자원이다. 지난해 R&D 재투자액은 1,797억 위안(약 36조 원)으로 연 매출액의 20.5%를 차지했다. R&D 직원은 약 11만3,000명으로 전체 직원의 54.1%를 차지한다. 한국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35조 원(매출액 대비 비중 11.6%)이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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