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일(현지시각) 온타리오주 오타와 의회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타와/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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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직후 초기 집중적 관세 공격을 받았던 캐나다와 멕시코가 상호 관세에서는 미국의 예봉을 피했다. 캐나다는 미국에 대항하겠다는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했고 멕시코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각국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힌 2일(현지시각)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온타리오주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러한 관세에 대항책을 가지고 맞설 것이다. 우리는 노동자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상황에서는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고, 목적과 힘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으나,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같은날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대통령 행정명령과 설명자료를 보면, 캐나다와 멕시코는 상호관세 조치에서 제외됐을 뿐 아니라 현재 적용 중인 관세율도 향후 내려간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간 자유무역협정(USMCA)의 비관세 조치도 유지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3국간 무역협정을 준수하는 제품에 한해서만 이날까지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전격 ‘양보’한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를 유처하겠다면서 향후 이 조치가 중단되어도 무역협정 준수 상품에 대한 비과세는 유지하고, 미준수 상품에 대한 관세율은 25%에서 12%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조처들이 예측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캐나다 경제계는 복잡한 심산이다. 플라비오 볼 캐나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협회장은 소셜미디어에 “탱크에서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는 것과 같다”며 “25% 관세는 모든 회사 이익률인 6~7%의 4배”라고 말했다. 캔디스 레이잉 캐나다 상공회의소 대표도 “캐나다가 몇 달 동안 겪어온 현실에 세계가 깨어나고 있다. 관세와 보복관세의 연쇄 반응이 미국인, 캐나다인, 세계 모두에게 실질적이고 고통스러운 경제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카니 총리와 총리 자리를 두고 대결 중인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보수당 대표도 온타리오주 킹스턴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을 하며 “우리 경제에 대한 불공정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캐나다는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가 재임 중이던 3월초 600억 캐나다달러 상당의 주류, 와인, 오렌지 주스 등 미국 상품에 대해 보복관세 25%를 적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캐나다는 미국이 캐나다 제품에 대한 모든 관세를 해제할 때까지 보복 조처를 유지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카니 총리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소식에 “국제 무역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고 비판했다.
관세 발표로, 2일 저녁 미국 1달러 당 캐나다달러는 1.424캐나다달러까지 올랐고, 페소도 최저 20.51달러에서 최고 20.15달러까지 반등하는 등 요동쳤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 국립궁전에서 미국 관세 정책 발표를 앞두고 연설하고 있다. 멕시코시티/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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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는 캐나다보다 신중하다. 상호 관세 부과 전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상호관세) 발표가 나오더라도 미국 제품에 곧바로 관세를 매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 관심사는 오로지 멕시코 경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멕시코의 대미 수출이 지난해 총 513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83%, 국내총생산(GDP)의 28%를 차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캐나다도 대미 수출 비중이 70%대로 높다.
아메리카 대륙의 다른 국가들도 상호 관세 영향을 받게 되지만 주로 기본 10% 관세를 부과받아 아시아와 유럽의 국가들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콜럼비아 외무부는 “다른 국가들보다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브라질 의원들은 세계무역기구에 중재를 요청하지 않고 외무부가 미국과 계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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