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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금)

갈가리 찢기는 가자지구…이스라엘, 영토 분할·고립 작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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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한 병원에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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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새 경계선을 그어 영토를 분할하고 일부 지역을 고립시키는 작전에 착수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일(현지시간) 영상 성명을 통해 “오늘 밤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전략을 변경했다”면서 “이스라엘군은 (가자) 영토를 점령하고, 테러리스트를 공격하며 인프라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모라그 루트’를 점령할 것이며, 이곳은 제2의 ‘필라델피 회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라그는 한때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와 최남단 도시 라파 사이에 있었던 유대인 정착촌의 이름으로, 이 일대에 새로운 ‘안보 회랑’을 그어 남부 지역 두 도시를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사이 14㎞에 이르는 완충지대로,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5월 이곳을 점령해 이집트의 반발을 샀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기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023년 10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가자지구 외곽 지역 62㎢, 가자 전체 면적의 약 17%에 해당하는 지역을 점령해 군사적 완충지대로 삼았다.

또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넷자림 회랑을 장악해 가자지구를 두 쪽으로 분할하고 주민들의 이동을 막고 있다. 넷자림 역시 2005년 이스라엘의 철수 이전 가자지구에 존재했던 유대인 정착촌의 이름이다.

이처럼 가자지구를 여러 지역으로 분할해 고립시키는 구상은 가자지구 점령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이런 움직임은 휴전 회담을 복잡하게 만들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이스라엘이 해당 지역을 영구적으로 장악하려 한다는 우려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이날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확대한다고 선언하며 “군이 테러범들과 기반시설을 제거하고 광범위한 영토를 점령해 이스라엘의 안보 구역에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약 두 달간의 휴전 끝에 지난달 18일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했고, 최근에는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가자를 영구적으로 점령하겠다는 뜻을 노골화하고 있다.

아울러 대대적인 공습과 지상작전을 병행하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42일간의 1단계 휴전 기간 2단계 휴전 이행을 위한 협상을 거듭 지연시켜온 이스라엘은 최근 하마스에 1단계 휴전을 50일 더 연장하는 방안을 중재국을 통해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하마스는 휴전 2단계 이행을 위한 협상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논의가 평행선을 걷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인명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가자지구 남부에 대규모 대피령을 내리고 지상군을 추가 배치한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와 라파를 밤샘 공습해 임신한 여성과 어린이 등 최소 21명이 숨졌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북부 자발리야에서 운영해온 피란민 대피소와 진료소도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습을 받아 어린이 9명을 포함해 최소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하루 동안 가자 전역에서 77명이 숨지면서 이스라엘의 공격 재개 후 사망자는 1066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이번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가자지구 주민은 최소 5만423명으로 늘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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