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는 오는 9일부터 46% 관세가 발효된다. 사진은 2019년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 정부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학생들에게 베트남 국기를 건네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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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세계의 공장'인 동남아시아가 직격탄을 맞았다. 미·중 갈등 속 중국을 대신하는 '제조 기지' 동남아가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우선 타깃이 된 것이다.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는 캄보디아 49%, 라오스 48%, 베트남 46%, 미얀마 44%, 방글라데시 37%,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등이었다.
특히 '최악의 위반자(worst offenders)'로 지목된 60개국 중에서 캄보디아는 49%로 동남아 국가 중에 가장 높았다. 캄보디아는 지난해 미국에 99억 2000만 달러(약 14조 5675억원) 상당의 상품을 수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닌텐도 기기 생산 공장을 중국에서 캄보디아, 베트남으로 옮긴 상태인데 이번 관세 여파로 닌텐도 게임기기 값이 급등할 수 있다"고 짚었다.
박경민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베트남은 사실상 가장 악랄한 무역 남용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지난 1월 연설에서 “베트남에 도움이 된다면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을 방문해 온종일 골프를 치는 것도 마다치 않겠다”고 말했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발표한 상호관세 목록. X(옛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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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생산을 상당부분 위탁한 미국 신발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미국 신발 유통 및 소매업체 협회에 따르면 2023년 미국에 수입된 신발의 3분의 1이 베트남에서 왔다. 호카 운동화를 만드는 미국 기업 데커스는 주로 중국, 베트남에서 신발을 생산해 판다. 데커스는 베트남에만 68개 공급망 파트너를 두고 있다고 CNBC가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이키는 지난해 신발의 50%를 베트남에서 생산했다. 나이키 신발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한국 기업인 창신베트남도 타격이 클 전망이다. 이날 나이키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7% 급락했다. 베트남·캄보디아 등에서 제품의 50%를 조달하는 의류업체 갭도 시간 외 거래에서 8.49% 폭락했다. 이밖에 베트남 의존도가 높은 미국 가구, 장난감 업계도 영향권이다. 2023년 미국 수입산 가구의 26.5%는 베트남산이었다.
삼성전자 베트남 사업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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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BBC에 "이번 상호 관세는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최악의 경우보다 더 심각하다"면서도 "국가별 협상에 따른 면제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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