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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걸렸습니다. 무려 111일 만인데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선고를 진행합니다.
지난해 12월 14일 윤 대통령이 탄핵 소추된 때로부터 111일 만, 2월 25일 변론 종결 후부터는 38일 만인데요. 이는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중 최장 평의 기록이죠. 앞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경우 변론 종결 후 선고까지 각각 14일, 11일이 걸렸습니다.
그만큼 헌재의 고심이 컸다는 방증인데요. 헌재 재판관 8명 중 6인 이상이 탄핵에 찬성 시 탄핵소추가 인용되며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됩니다. 3명 이상의 반대로 기각 또는 각하할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되죠. 헌재는 11차례 변론을 열어 양쪽의 주장을 들었고 변론을 종결한 뒤 수시로 재판관 평의를 열어 사건을 검토해왔습니다. 헌재 밖 탄핵찬성과 탄핵반대를 외쳐온 시민들의 시위와 집회도 엄청났는데요. 저마다의 의견과 주장을 내놓으며 찬성과 반대의 타당성에 목소리를 높여왔죠.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발표한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경찰 차벽이 세워져 있다. 헌재는 이날 기자단에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일은 4월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있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지 111일, 변론 종결 이후 38일 만이다. 조현호 기자 hyun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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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외침도 코앞에 닥친 결정 앞에선 고요해지고 있는데요. 날카롭게 날 선 팽팽한 공기만이 그 긴장감을 느끼게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헌법재판소의 선고만을 남겨둔 가운데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경찰 차벽이 세워져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날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선고는 한 번 더 다음 주로 미뤄지게 됐다. 선고일 발표 이후 선고 준비를 위해 최소한 이틀이 필요하기 때문에 27, 28일에는 사실상 선고가 무산 됐다. 통상 월요일과 화요일은 주말 사이 보안 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빨라도 4월 초 중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호 기자 hyun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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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로 들어오는 길목은 경찰 차벽으로 완전히 차단돼 일반인 통행은 물론 차량도 지날 수 없는데요. 헌재 선고일이 발표된 1일부터 경찰이 밝힌 헌재 150m 반경 ‘진공화’가 완료된 거죠. 헌재 주변은 차벽 트럭 20여 대, 경찰버스 160여 대, 폴리스라인, 철제 펜스 등으로 겹겹이 둘러싸였는데요. 경찰은 도보 접근로 일부까지 통제하며, 현장 혼잡 방지를 위한 일시적 출입 차단선도 운영합니다.
경찰만큼이나 헌재 주변 이웃(?)들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는데요. 바로 대피모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일을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025.04.03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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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앞 서울지하철역인 안국역은 닫힙니다. 3호선 안국역은 1일 정오부터 2, 3, 4, 5번 출구가 모두 폐쇄됐는데요. 현재는 1번과 6번 출구만 이용할 수 있고, 역사 내부에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해당 출구를 이용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반복되고 있죠.
그러나 선고 당일에는 모든 출구가 막힙니다. 안국역 전체가 전면 폐쇄되고 열차는 첫차부터 무정차로 통과하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광화문, 경복궁, 종로3가, 종각, 시청, 한강진역도 역장 판단에 따라 무정차 통과될 수 있습니다. 이에 주변을 오가는 시민들의 불편과 도심 주요 노선의 혼란이 예상되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일을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문이 열리고 있다. 2025.04.03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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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에서 직선으로 100여m 거리에 있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사내 공지를 통해 계동 본사 전 직원 재택근무를 지시했는데요. 일부 직원들이 현대건설 사옥에서 근무하는 HD현대도 당일 재택근무를 하거나 판교 사옥으로 출근합니다.
안국역 부근에 본사가 있는 SK에코플랜트와 SK에코엔지니어링은 선고일이 정해지기 전부터 이미 4일을 직원이 함께 쉬는 공동연차일로 지정해 아예 사무실을 닫아버렸죠.
KT는 광화문 사옥 직원을 대상으로 아예 3일 오후부터 재택근무를 권고했고, 광화문역 인근에 본사를 둔 LX인터내셔널과 GS건설 종로 본사도 전 직원 재택근무 방침을 밝혔습니다. LG생활건강은 신문로 사옥 전 직원에게 연차 사용을 권장하고, 대한항공은 중구 서소문빌딩 근무자에게 휴가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는데요. 혹시 모를 일을 방지하기 위한 ‘대기업 대규모 직원 대피령’이 아닐 수 없죠.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발표한 1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입구가 폐쇄되어 있다. 안국역은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헌재와 가까운 2~5번 출구 사용을 중단했다. 더불어 안국역은 4일 탄핵심판 선고 당일에는 첫 운행부터 역 전체가 폐쇄되며 열차가 무정차 통과할 예정이다. 조현호 기자 hyun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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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신한은행 현대 계동지점과 대기업금융센터는 4일 임시 휴점하고, 광교 영업부와 대기업 영업1부 등 대체 근무지로 옮겨 업무를 이어가는데요. 하나은행은 안국동·계동지점을 닫고 종로금융센터와 을지로 본점을 대체 영업점으로 지정했고요. 우리은행 안국역지점은 상황에 따라 휴점을 검토 중이며, KB국민은행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 12개 지점에 대한 안전 점검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NH농협은행 감사원지점도 단축 운영 등 탄력적 대응을 계획 중이죠.
헌재 주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이날은 등교할 수 없는데요. 서울시교육청은 헌재 반경 인근 16개 초·중·고교가 4일 임시 휴교 또는 원격수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날 휴업에 들어가는 학교는 서울재동초, 운현초, 서울교동초, 서울한남초(이하 병설유치원 포함), 덕성여중, 덕성여고, 중앙중, 중앙고, 배화여중, 배화여고, 경기상고, 대동세무고, 서울경운학교인데요. 서울교육청 산하 정독도서관도 임시휴관을 결정했습니다.
문화시설도 예외는 없죠. 서울시와 문화재청,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4일 헌재 인근 주요 문화시설을 임시 휴관 소식을 알렸습니다. 시위 인파와 관광객이 뒤섞일 때 발생할 수 있는 혼란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조처인데요.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에 대한 관람을 중지하며, 선고 전후일에도 상황을 고려해 휴궁일을 연장할 계획입니다. 서울공예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국립민속박물관 등도 관람이 중지되죠.
[이투데이/기정아 기자 (kk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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